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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CP 폭증, 여전사 차입규제 '풍선효과' 7월 1.3조 순발행..잔액 역대 최대…오히려 조달 단기화만?

황철 기자공개 2011-07-20 19:36:31

이 기사는 2011년 07월 20일 19: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의 여전사 차입 규제가 오히려 카드업계 조달 단기화로 이어지고 있다. 신용카드사 기업어음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잔액 4조원을 돌파했다. 7월 들어서만 1조3000억원 이상 순발행돼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신규 진입한 은행계 카드사를 제외하더라도 금융위기 직후인 09년 초 수준(전업사 4개사 기준)을 넘어섰다. 이번 기업어음 폭증은 금융당국의 외화차입·레버리지 규제와 직·간접적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달전략 수정 등 중장기 대비책 마련을 위해서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단이 필요하다. 단기적 조달·상환이 용이한 CP는 레버리지 수준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당국 감시의 눈을 피하는 데도 CP만한 수단이 없다.

◇ KB국민·하나SK카드, 조달 적극적

20일 현재 국내 6개 카드사(롯데·삼성·신한·하나SK·현대·KB국민카드) 기업어음 잔액은 4조1906억원을 나타냈다. 1분기 말 매달 수천억씩 증가했고 7월 보름 동안(영업일 기준)에만 1조3336억원이나 늘었다.

일단 은행계 카드사의 시장 진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하나SK카드는 지난해 6월 첫 기업어음 발행에 나선 이후 가장 적극적인 조달 성향을 보였다. 현재 잔액은 1조900억원을 나타내며 여전사(캐피탈사 포함) 중 유일하게 CP 1조 클럽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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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SK카드는 설립 초기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외형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벌였다. 관리자산 규모는 3월말 5조2671억원으로 09년말 1조7094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필요한 운영자금의 상당부분을 기업어음 시장에서 조달해 카드 CP 확산에 한몫을 했다.

KB국민카드 역시 출범 직후인 4월 3015억원에 달하는 CP를 발행하며 빅 이슈어(Big Issuer)에 등극을 예고했다. 이후 3개월 동안 잔액을 늘여 현재 7315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설립 당시 이관 받은 은행채 차환만으로도 매달 적잖은 여전채를 발행해야 해 CP 활용 유인이 큰 편이다.

전업계 카드사 역시 연초부터 지속한 순상환 기조를 접었다. 금융당국의 규제 논의가 제기된 6월부터 발행량을 크게 늘렸다. 전업 카드 4개사(롯데·삼성·신한·현대) 중 연초 대비 CP 잔액이 줄어든 곳은 신한카드 뿐이다.

롯데카드는 7월 2200억원을 순발행해 잔액 8000억원에 이르렀다. 월말 잔액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삼성카드도 6월 이후 CP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 잔액을 6000억원까지 늘렸다. 삼성카드 기업어음은 5월말까지만해도 900억원에 불과했다.

현대카드 역시 7월 2400억원을 순발행 해 지난달 말(1700억원)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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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전업계 카드사 CP 잔액은 2조36091억원으로 올 들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09년 4월(2조3895억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전업계 카드사는 금융위기 이후 조달 단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건전성 확보를 위해 CP를 꾸준히 줄여 왔다.

◇ 규제 대비책 마련 교두보, 단기화 현상 '심화'

시장에서는 카드 CP 급증이 금융당국의 여전사 차입 규제와 연관을 맺고 있다고 보고 있다. 레버리지 규제 논의에 이어 외화차입까지 막으면서 조달전략 수정 등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커진 것.

기업어음의 경우 짧게는 하루에서 열흘짜리 발행이 가능해 조달 규모를 조절하기 용이하다. 실제로 7월 발행한 카드사 CP 대부분은 만기가 상당히 짧게 형성돼 있다.

전체 2/3 가량이 4일~20일물로 구성돼 있고 한달 이하 물량은 78%에 이른다. 향후 이뤄질 행정지도·전수조사 등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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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대사인 신한카드가 유일하게 CP 순상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신한카드는 레버리지 배율(총자산/자기자본)이 가장 낮고 외화차입도 별로 없어 금융당국의 규제 여파를 가장 적게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금융사의 경우 규제 논의만으로도 심리적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기업어음 확대라는 즉각적 반사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규제가 본격화할 경우 차입 규모 조절이 용이한 단기물 선호현상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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