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지주사 전환' 안하나, 못하나 사업확장 등 다른 포석?..사측 "아직 요건 안돼"
이 기사는 2011년 08월 01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던 넥센그룹이 계획을 밝힌 지 2년이 지나도록 지주사 전환을 미루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지만 있다면 전환이 어렵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지주사 전환을 포기했거나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센그룹의 사실상 지배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넥센은 올해에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요건을 충족했거나 전환을 희망하는 기업은 지난해말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올해 4월까지 공정위에 신고를 하면 이를 심사해 지주사 전환 여부를 가리게 된다"며 "넥센그룹의 경우 전환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업의 지주회사 전환 여부는 경영에 보탬이 되는지 여부에 대한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전환을 미적거린다고 해서 기업을 탓할 일은 아니다. 다분히 선택사항이다.
다만 ㈜넥센은 약 2년전(2009년 9월) 방송통신위원회측에 부산 및 경남 지역의 민영방송사인 ㈜KNN의 지분 20.58%(245만1346주)를 넥센타이어로부터 인수(2009년 4월)하면서 "지주회사 전환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위원회와의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라도 2010년 중반 또는 올해 중반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돼 왔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주식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며 '매수' 추천을 하기까지 했다.
유력한 배경으로는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꼽힌다. 지주회사는 행위제한 규제가 많다.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지분 100%를 인수해야 하거나,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이 200% 이내로 제한되는 등 확장을 원하는 기업에게는 다소 버거운 규제 조항들이 존재한다. ㈜넥센 역시 같은 이유로 지주사 전환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타이어와 타이어 튜브 등 일부 자동차 부품 소재 만으로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을 정도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최근들어 넥센그룹의 경영실적이 크게 좋아진 만큼 이를 발판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예컨대 ㈜KNN을 중심으로 방송 사업의 덩치를 키워간다든지, 타이어 업종 이외의 이종사업에 진출해야 하는데 자칫 지주사 전환으로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KNN의 경우 지난해말 KNN라이프를 설립해 상조업에 진출하는 등 기존 사업과 다른 소규모 인수합병(스몰 M&A)이 많아졌다.
프로야구단 스폰서 지원으로 그룹 인지도를 키우고 있다는 점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다만 마땅히 새롭게 시작해야 할 사업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넥센그룹의 고민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넥센측은 지주회사 전환 요건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기준은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면서 △당해 지주회사가 소유하는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당해 지주회사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지주비율)이 50% 이상인 회사 등이다. 그런데 ㈜넥센의 경우 이 지주비율이 48%라는 게 넥센측의 설명이다.
넥센그룹 한 관계자는 "지난해말 기준 계산을 해 본 결과 지주비율이 48%대였다"고 했다.
그러나 회사측이 의지만 있었다면 지주비율 50%를 넘기는 일은 매우 쉬웠다는 점에서 의도된 결과로 보는 시각이 설득력있어 보인다. 넥센테크의 사례가 해당한다. 넥센테크는 최대주주가 강병중 회장(34.82%)이다. 2대주주는 ㈜넥센(34.64%)이다.
만일 ㈜넥센이 넥센테크의 지분율 0.19%포인트 만큼만 더 확보할 경우 지주비율 계산시 넥센테크도 포함된다. 이렇게 지주비율을 쉽게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고 48%대로 지주비율 수치를 맞추고 있다는 것은 지주회사로 전환할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사업지주회사로 갈 지, 순수지주회사로 갈 지 전략적 판단이 서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넥센을 순수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는데 아직 이런 고민을 할 정도로 지주사 전환이 시급하지 않은 것"이라며 "여러 형태의 지배구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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