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8월 16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명보험사의 특별계정 규모는 최근 1년 새 2조3000억원 가까이 확대됐다. 2004 회계연도 이후에만 19조4333억원이 증가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줄어든 특별계정 규모는 그 이후 성장 폭을 키우고 있다. 2009 회계연도에 5.6% 성장했던 특별계정은 2010 회계연도에는 9.5% 증가했다.
특별계정의 폭발적 성장은 국내 증시 호황에 따른 변액보험 수요 증가 영향이 컸다. 100조원까지 성장이 점쳐지는 퇴직연금 시장에 힘입어 특별계정의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성장의 과실은 일부 대형사에만 국한돼 있다. 지난해 확대된 특별계정의 60% 이상을 삼성·대한·교보생명 등 이른바 빅3가 차지했기 때문이다.
◇ 한해 동안 거둔 특별계정 수입보험료 25.8조
16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보사가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 특별계정으로 벌어들인 수입보험료는 총 25조8596억원이다. 2009 회계연도에 비해 2조2619억원(IBK연금보험 제외)이 늘었다.
이중 60.02%(1조3538억원)가 삼성·대한·교보생명에서 나왔다. 메트라이프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을 제외한 대부분 중·소형 생보사는 소폭 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특별계정을 키운 건 변액보험이다. 변액보험 부문에서만 한해 동안 약 2조2000억원이 늘었다. 퇴직보험 감소분과 퇴직연금 증가분은 대부분 상쇄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존 퇴직금제도인 퇴직보험의 효력이 만료되면서 특별계정에서 퇴직보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09 회계연도 13.41%에서 2010 회계연도에는 7.22%(1조8678억원)로 떨어졌다. 이 자리를 퇴직연금이 빠르게 채워나가면서, 퇴직연금 비중은 2009 회계연도 13.75%에서 2010 회계연도에는 17.69%(4조5738억원)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특별계정은 금융시장 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지난해의 경우 과거 안 좋았던 부분이 정상화된 측면이 있다"며 "저금리 기조에서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이는 고객으로 인해 변액보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 증가분의 60%, 빅3 차지…고착화 전망
일부 생보사가 성장을 이끌었다. 2010 회계연도 변액보험에서 6412억원을 수입보험료를 올린 메트라이프생명과 2700억원 가량의 퇴직연금 실적을 기록한 미래에셋생명을 제외하면 중·소형 생보사의 특별계정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KDB생명은 퇴직연금 수입보험료가 줄어든 상황에서 변액보험 판매가 지지부진했다. 신한생명은 퇴직연금 감소분을 채울 만큼 변액보험 판매가 활발하지 않았다.
성용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은행계를 제외한 중·소형사는 퇴직연금 취급에 한계가 있어 변액상품 위주로 규모를 키울 것"이라며 "특별계정을 통한 외형확대는 일부 생보사에 한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특별계정 확대 분에서 빅3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 회계연도 37.9%, 2007 회계연도 27.6%에 그쳤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9 회계연도에는 150.5%까지 대폭 커졌다.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부문의 경쟁력이 앞으로 특별계정 규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올해 상반기 말 누적적립금이 36조6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매년 두 배씩 성장한 셈이다. 올해 말에는 시장규모가 약 50조원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생명은 현재 31%(가입자 기준) 수준인 퇴직연금 도입률이 100%에 육박하면 시장규모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성이 클 것으로 보여 최대한 취급 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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