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안, 매각 성사 가능성 높아져 매각 주도권 채권단에...'우리사주조합'이 인수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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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11년 09월 20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프라임개발은 건설 시행사다. 통상 시행사는 시공사에 도급 공사를 주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중개관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회사 자체는 작고 매출기반도 탄탄한 편이 아니다. 프라임개발 역시 매출액 160억 원, 자본금 150억 원, 임직원 32명 의 소규모 기업이다.
하지만 프라임그룹의 백종헌 회장이 프라임개발 지분 63.25%를 보유하고 있고, 이 회사는 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해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있다. 프라임그룹이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프라임개발이 '시행사'로서가 아니라 '지주회사'로서 기업 개선 작업에 임해야 한다. 9124억 원에 이르는 채권액을 변제하기 위해서는 계열사 매각 외에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프라임개발 2010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종속회사는 총 11개다. 그중 일산프로젝트, 한류우드, 퍼즐개발, 프라임건설, 서울차이나타운개발, 프라임캐피탈, 한국인프라개발 등 7개 회사는 대부분 건설 시행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로 작년 매출이 전무하거나 10억 원 미만이다. 프라임정보통신은 작년 약 180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번 워크아웃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만한 규모의 회사가 못된다.
매출액 1000억~2000억 원대, 자산 규모가 2000억 원이 넘는 계열사는 삼안, 동아건설, 프라임상호저축은행 등 3개 사다.
삼안은 두 차례의 매각 유찰 사례가 있지만 현재 방해 요소들이 많이 사라진 상태라 성사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사실상 프라임그룹의 계열사 중 가장 신속하고 수월하게 매각 될 수 있는 기업이다.
지금까지는 유동성 위기를 겪던 프라임그룹이 높은 매각 가격을 고수해 원매자들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워크아웃 이후부터는 매각 주도권이 사실상 채권단으로 넘어가 가격 협상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이 딜의 관계자에 따르면 "채권단에서 매각 작업을 주도하면 더 이상 프라임그룹 측의 조건만 주장하긴 힘들어진다"며 "가격 및 계약 협상 조건이 완화된다는 점에서 매각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했다.
1차 매각 시 롯데건설과의 협상결렬 주원인이었던 과징금 문제도 해결돼 원매자들의 진입장벽은 이전보다 낮아졌다.
지난 1월 롯데건설은 삼안을 203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으나, 매각차익에 부과될 세금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놓고 합의를 보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당시 매각 관계자들은 삼안이 6년 만에 세무조사를 받아 과징금이 200억~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최근 세금이 약 60억 원으로 결정되며 과징금 논란이 일단락됐다.
다만 3차 매각 시 매각 대금은 롯데건설이 제안한 금액을 못 넘길 가능성이 크다. 꾸준히 영업이익은 내고 있지만 대주주 리스크에 장시간 노출돼 체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2010년 말 기준 삼안의 영업이익은 138억 원으로, 2009년 말 197억 원에 비해 28% 가량 줄었다. EBITDA도 2009년 213억 원에서 2010년 152억 원으로 60억 원 가량 감소했다. 최근에는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에서 주요 자산인 기술 인력이 유출된 점도 가치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부정적 요소가 있지만 삼안은 최근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국제실적 평가에서 세계 133위, 국내 5위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업계 평판이 좋아 원매자 모집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안 노조도 인수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노조는 현재 매각 안이 확정되는 대로 삼안 우리사주조합 결성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삼안 직원 1500여 명 중 약 700명으로부터 사주조합 동의서를 제출 받은 상황이다. 노조가 일인당 1억원 씩 출자를 약정하고 나머지 금액은 재무적투자자를 모집해 매각 대금을 충당할 가능성도 있다.
매각 시기는 프라임그룹 계열사 중에 가장 먼저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까지 매각 작업이 진행돼 재매각 시도가 비교적 수월한 데다 채권단도 3개월 내로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삼안 워크아웃 회계실사도 삼정KPMG가 맡게 돼 실사 기간도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삼정은 지난 7월 2차 매각 당시 삼안의 매각 주관사로 삼안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투입 인력 및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워크아웃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채권 유예기간인 3개월 뒤는 12월 중순이라 회계연도 처리가 애매하다"며 "그 전에 조건이 맞는 원매자가 나타난다면 계열사나 자산을 신속하게 매각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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