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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제4이통사업 출자 포기? 양승택 IST컨소 회장 "현대 없어서 다행"...주주구성 '차질' 발생

오동혁 기자공개 2011-10-11 17:05:46

이 기사는 2011년 10월 11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그룹(회장 현정은)이 중기중앙회가 제4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조성하는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컨소시엄에 출자하지 않을 전망이다. 출자를 하더라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는 만큼 '형식적' 수준의 금액만 출자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양승택 IST컨소시엄 회장은 지난 7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 경영자 및 현직 연구원 등 2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IST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현대그룹이 참여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다행일 수 있다"면서 "일부 대기업들이 여전히 IST컨소시엄으로의 출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주주를 확보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원장을 지냈다. 연구원 출신 인물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이번 자리를 마련한 것은 중소기업들을 설득해 IST컨소시엄으로의 출자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중소기업 오너들 중 상당수는 컨소시엄에 현대그룹이 불참한다는 소식에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출자를 검토하던 일부 업체는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상황이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 등은 지난주 이사회를 개최하고 제4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증권도 조만간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출자를 승인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그룹이 제4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가 '경영권'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500억~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출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로만 구성된 SB모바일에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줄 수는 없다는 것이 현대측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확보하지 않고는 제4이동통신사업 진출에 메리트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IST컨소시엄 주주들을 설득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현대그룹의 참여가 사실상 물건너 가면서 새로운 주주를 확보하는데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기존 주주들도 동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룹 고위관계자들은 현대 계열사 중 일부가 제4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검토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IST컨소시엄이 지금까지 중소기업들을 설득한 논리가 '현대그룹 참여'였던 만큼 현대측에 형식적인 수준이더라도 출자를 강하게 권유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IST컨소시엄에 출자키로 한 중소기업들은 '현대'를 믿고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상황"이라며 "현대도 이 같은 분위기를 알고 있는 만큼 일방적으로 출자 포기를 결정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고 말했다.

이어 "IST컨소시엄측도 중소기업들을 달래기 위해 현대측에 소액이라도 출자할 것을 강하게 권유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도 재무적으로 부담스럽지 않는 선에서 생색내기용 소액 출자를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승택 회장은 현대그룹의 IST컨소시엄 참여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결정된 게 없고 협의 중"이라며 "다른 대기업들이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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