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인수경쟁, 재무부담 가중됐다 영업이익률 하락·부채비율 상승…소액 지분투자로 변화
이 기사는 2011년 10월 14일 1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사는 사무실과 인력, PC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하다. 대규모 시설투자를 수반하는 반도체, 조선, 화학산업과는 달리 고정자산이 필요 없다. 게임사의 영업이익률이 높고 부채비율이 낮으며 유동비율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게임사의 주요 재무비율은 꾸준히 악화됐다. 게임사의 공격적인 M&A가 재무 부담으로 이어진 것이다. 수백억원을 투입하는 M&A는 이제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신 소액의 지분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M&A 리스크 낮춰라…지분투자로 퍼블리싱 판권 확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19개 게임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29.4%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40.2%에서 10.8%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부채비율도 1분기에 44.3%로 전년동기 대비 18.3%포인트 치솟았다. 4분기 연속 상승세다. 기업의 재무유동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나빠졌다. 1분기 299.9%로 전년동기대비 21.8%포인트 올랐다. 게임업체의 공격적인 투자활동이 재무비율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셈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게임 업계 전체적으로 게임콘텐츠 관련 투자금액은 137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8% 늘어난 수치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시장에 M&A 매물이 많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게임업체들도 M&A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사실”이라며 “전략 변화를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소액 지분투자다. 초기기업에 100억원 미만의 금액을 지분 투자해 2대 주주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딜로는 CJ E&M의 마이어스게임즈·블루페퍼 지분 투자와 스마일게이트의 엔지엠스튜디오 지분 투자, 게임빌의 케이넷피 지분 투자, NHN의 펄어비스 지분 투자 등이 있다. 대형게임사들이 게임개발사에 투자한 경우다.
M&A에 비해 장점도 많다. 수백억원을 투자하지 않고도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컨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 투자 실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피투자기업이 성장한 이후 추가 투자를 단행해 경영권을 쥘 수도 있다. 이미 중국 게임사들은 경영권 인수보다 국내 벤처조합에 출자하는 간접투자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지분 투자 없이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하기 힘들어진 게 사실”이라며 “빅5들이 소규모 게임개발사와 스튜디오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며 이중에는 드러나지 않은 딜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대형사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도 늘어나
게임업체의 투자 변화는 M&A 뿐 아니라 부동산 투자에도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변방에 머물러 있던 부동산 투자가 대형사를 중심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늘어난 보유현금을 운용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시킨 셈이다.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경기도와 판교택지개발지구 토지에 지상 12층, 지하 5층 규모의 R&D 센터를 짓고 있다. 총 투자금만 1190억원이다. 지난 5월에는 서울 삼성동 본사 근처의 경암빌딩을 1380억원에 매입했다. 이밖에 넥슨과 NHN,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부동산 및 건물신축에 수백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한 게임 업체 대표는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수천억원이 넘는 현금을 CMA나 예금에 묵혀두고 있다”며 “부동산 투자는 현금을 고정자산으로 전환해 회사의 재무상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향후 게임사의 선호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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