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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SMR]걸음 빨랐던 한화오션, 폭 넓은 '동력 찾기'⑨국내 첫 SMR 프로젝트 투자·TMSR 연구 경험…'무탄소 선박'으로 확대

허인혜 기자공개 2024-07-24 08:10:33

[편집자주]

'게임체인저'는 산업 참여자를 넘어 아예 판도를 뒤바꿀 만한 신드롬을 일컫는다. 차세대 에너지로의 변화가 흐름이라면 소형모듈원전(SMR)은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탄소배출량은 낮고 효율은 높아 클린 에너지원의 필수요인을 모두 갖췄다. 글로벌 부호와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며 상징성을 넘어 사업성도 있다는 점도 증명됐다. 일찌감치 SMR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준비해둔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도약하고 있다. 더벨이 국내 기업들의 SMR 산업 현황과 글로벌 시장과의 공조를 살펴보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2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오션은 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 계획을 내년으로 잡을 만큼 친환경 선박 기술에 발이 빠른 기업이다. 암모니아뿐 아니라 액화천연가스·수소연료 등 무탄소 추진 동력을 찾아 선박에 적용하는 데 베테랑이다.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한 기간이 길어 업력과 경험이 풍부하게 쌓였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기가 좋은 예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3사뿐 아니라 모든 기업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SMR 시장에 진입했다. 친환경 에너지의 수요자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의 기업과 협업하기도 했다.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SMR 시장뿐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선두로 나서고 있다.

◇스마트에서 TMSR까지 달린 한화오션, 친환경 에너지 '두각'

한화오션이 SMR 유관사업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때가 2010년이다. 국내 SMR 사업의 토대를 만든 스마트 원자로(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사업의 투자자로 나섰다. 한전그룹 4개사와 포스코그룹 4개사를 포함해 13개 기업이 참여했는데 조선업계에서는 STX중공업과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이 출자자로 나섰다.

SMART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중소형 다목적 일체형 원자로다. 한화오션 등의 양분으로 성장한 SMART의 의미는 두 가지다. 우선 독자 기술력이 축적됐다. 세계 시간으로 견줘보면 꽤 빠르게 개발에 성공한 SMR로 꼽힌다. 원전 개발이 사실상 일시정지됐던 우리나라가 경수형 방식의 SMR 분야에서는 선두권으로 꼽히는 이유도 빠른 도전이 한몫했다. 사업성도 다시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SMART100 등으로 명맥이 이어졌다. 2030년 시장 개화가 전망되는데 그 전에 상용화 단계에 다가서는 셈이다.

한화오션의 SMR 사업은 외부와의 협업도 다른 기업 대비 빨랐다. 인도네시아 원전 개발사 토르콘 인터내셔널과의 토륨 융용염 원자로(TMSR) 협업은 2019년 시작했다. 한국전력기술과의 해양 원전 공동 기술개발 양해각서(MOU)는 2020년 체결됐다.

최근까지도 SMR 부문에 관심을 두고 있다. 7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의 주최로 열린 '민간R&D협의체 규제혁신 간담회'에 참여했다. HD한국조선해양,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수력원자력 등 국내 SMR을 이끌어가는 기업 16개사가 함께해 SMR 산업규제 체계를 논의했다.

친환경·대체 에너지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은 다른 동력 찾기에도 활용되고 있다. 암모니아 추진선이 대표적이다. 2025년 상용화가 목표다. 친환경 해운사를 표방한 한화쉬핑도 직접 설립해 무탄소 추진 선박 개발에 매진 중이다. SMR 사업의 추가적인 확대도 검토 중이다.
한화오션이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한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의 조감도. 사진=한화오션
◇TMSR 연구 경험 의미는…'기술력 확보·인니 협업'

우리나라의 SMR 사업은 특히 해상에 집중돼 있다. 정책으로 잠시 주춤했던 국내 원자력 발전의 사정과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조선사의 기술력·생산력이 만난 결과다. 조선 기술과 시너지를 내면 해상에서만큼은 선두로 나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세계적인 수준인 조선 3사가 모두 해상 SMR에 뛰어들다 보니 더 전문적이고 깊이있는 기술로의 접근도 가능해졌다. 단순히 SMR의 포괄적인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 HD현대는 SMR의 선박 적용 사업을, 삼성중공업은 소금을 냉각제로 쓰며 더 작고 가벼운 소형 용융염원자로(CMSR·Compact Molten Salt Reactor)를 개발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TMSR 개발에 참여한 경험을 쌓았다. 용융염원자로(MSR)가 냉각제를 중심으로 만든 이름이라면 'T'MSR은 원자로 안 연료에 대한 설명이 더해진다. 토륨을 액체 원료로 바꿔 소형화한 원자로다. 크기와 연료, 냉각 방식이 모두 새로운 원자로라는 의미다.

따라서 TMSR은 소형 원자로의 모든 부문을 연구해야 했다. TMSR은 원자로의 크기와 그에 따른 작동원리 변화, 통상 수처리 방식인 냉각제를 소금으로 바꾸며 일어나는 부식에 대한 우려는 물론 비핵분열 물질인 토륨을 어떻게 핵연료로 효율적으로 활용할 지도 살펴야 하는 분야다.

토륨은 경제성이 높다. 우선 기본적인 핵연료인 우라늄과 마찬가지로 다량으로 매장돼 있는데 그 양이 우라늄의 4배 수준으로 추정된다. 값은 석탄보다 저렴하고 MSR 등으로 설계하면 이론적으로는 약 20년까지 운영이 가능하다. 비약적 발전으로 발전량을 늘려야 하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의 관심이 높다.

아직 국제적으로 연구가 부족해 상용화는 안 됐다. 한화오션은 과거 인도네시아의 원전 개발사 토르콘 인터내셔널과 맞손을 잡고 연구를 진행했었다. 2022년 연구용역은 마무리됐지만 특화 분야에서 원전 수요국 기업과 업력을 쌓았다는 의미가 깊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는 TMSR 외에도 잠수함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어 현지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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