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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의 니켈 생산을 기다리며

박홍경 기자공개 2012-02-23 11:43:56

이 기사는 2012년 02월 23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7년 12월, 당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에서 '동전의 주 원료, 니켈에 투자하는 펀드 출시'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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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업진흥공사(현 광물자원공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의 수익권을 기초로 하는 펀드가 공모에 들어간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소득세 감면과 분리과세의 세제혜택, 니켈 가격과 환 헤지를 통한 위험 최소화 등이 부각됐다.

이어 산자부는 △광물에 투자하는 최초의 펀드라는 점 △개발단계의 광구에 투자함으로써 시중의 자금을 자원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사실 △투자자는 니켈 광산의 수익을 배당받고 광진공은 펀드 모집액을 신규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펀드'라 하면 주식형만 떠올리던 당시에 개인이 원자재 투자로 포트폴리오 분산도 할 수 있고, 자원개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던만큼 투자자들도 긍정적 호응을 보였다. 예상 수익률이 설정 후 3년 동안은 배당과 원리금 분배를 통해 연 6~7%대, 이후 니켈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10%내외에 달해 안정적으로 배당을 받는다는 기대로 접근한 투자자들도 상당수다.

그렇다면 4년 여가 흐른 2012년 2월, 설정시의 기대대로 펀드는 누이에게도 좋고 매부에게도 좋은 것일까.

이 펀드의 운용사인 하나UBS자산운용은 18개월 만기로 100억원을 차입하고 이를 위해 담보를 제공하는 안을 주주총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운용사는 1, 2호 펀드의 모집액 가운데 광물자원공사로부터 수익권을 얻는 데 지출한 금액을 제외하고 일정 부분을 초기의 배당과 펀드의 비용으로 남겨뒀다. 자금을 차입하기 위해 담보를 제공하려는 것은 곧 펀드의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의미다. 펀드 안에 돈이 없으니 배당도 예정대로 지급되기 어려웠을테고, 실제로 6개월 마다 지급돼야하던 배당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는 만기가 11년에 폐쇄형이라 중도에 환매가 불가능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돼있어 매매의 길이 열려 있기는 하다. 그러나 22일 현재 기준가가 4947원, 거래소에서는 2910원에 거래돼 괴리가 크기때문에 섣부른 거래로 손실을 확정시키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운용사는 광물자원공사의 예상대로 2010년 2분기에 생산이 시작됐다면 니켈 판매금으로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광자공의 예상 생산시점이 예닐곱 차례나 미뤄지다보니 현금이 유입되기 전에 차입을 통한 비용 마련에 나선 운용사 측의 입장도 일견 이해가 된다. 광자공의 최신 '버전'에 따라 내달 정상 생산이 가능하고 생산량이 호조세를 보인다면 지금까지 투자자들의 마음 고생도 어느정도 보상이 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전문적인 투자자가 아닌 일반 개인에게 판매된 펀드를 설정·판매한 이후 관련 업계가 보여온 태도는 신의성실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운용사는 광자공의 생산 지연을 탓하기에 앞서 마다가스카르 현지의 상황이 실제로 어떤지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대처를 했을까. 이 펀드를 판매한 4곳의 증권사는 그런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고지하고 사후에도 알렸을까.

펀드가 설정될 때의 운용 매니저, 펀드의 판매자 가운데 상당수가 현재 다른 직장이나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자 해도 어지간해서는 명쾌하게 전후사정을 설명할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다.

모쪼록 모두의 바람대로 곧 니켈이 생산되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베트남 유전펀드에 이어 공모 자원개발 펀드의 바람직한 선례가 돼 남들보다 앞서 광물 개발의 가능성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의미있는 결실을 거두기를 바란다. 하지만 펀드의 판매, 운용과 관리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이 제대로 관찰되고 보완되지 않는다면 자원 펀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또 다른 선례로 남겨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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