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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중견기업부' 강등 이유는? 해외 사업차질로 자본감소...관급공사로 돈가뭄 해소

이효범 기자공개 2012-05-03 14:43:45

이 기사는 2012년 05월 03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울트라건설은 지난 2일 코스닥시장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소속부가 변경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5월부터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신성장기업부 등 4개 소속부와 투자주의 환기종목 등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우량' 명찰을 달고 있던 울트라건설이 올들어 갑작스럽게 중견기업부로 강등된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해외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기업규모가 축소되고, 재무적 안정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올들어 공공공사 수주에서 '선방'하고 있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 자기자본 부족으로 '우량기업부' 자격 상실

울트라건설은 원래 우량기업부였다. 우량기업부는 기업규모면에서 자기자본 700억원 이상 또는 시가총액이 최근 6개월 평균 1000억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동시에 재무요건에서는 △자본잠식이 없고 △최근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3% 이상이거나 순이익 평균 30억원 이상 △최근 3년간 매출 평균 500억원 이상 등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울트라건설은 2011년 적자를 냈다. 275억원의 매출총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 매출액은 5149억원으로 2010년에 비해 2000억원 가량 줄었고, 영업이익은 -57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160억원)보다 대폭 에서 감소했다. 2010년말 2784억원이었던 해외도급 공사수입금이 2011년말 530억원에 그친 것이 원인이었다. 이는 해외도급 공사원가가 1200억원으로 해외도급 공사수입금 보다 높아 손실을 본 탓이다.

울트라건설 관계자는 "카타르 도하 하수처리공사는 지하수 발견으로 인한 설계변경으로 추가된 공사비 300억원 가량이 원가에 반영됐다"며 "카타르 정부에서 아직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해외공사 수입금과 공사원가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울트라건설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1075억원에서 613억원으로 감소해 기업규모 면에서도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재무적 측면에서는 매출액 요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나머지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소속부가 변경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및 매출원가

◇ 수주잔량 감소로 매출 급감...해외 공사 경쟁 심화

울트라건설은 올해도 매출축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해외토목사업과 민간토건 계약잔액은 2008년 이후 감소세에 있다. 공공토목과 건축분야에서도 계약 잔액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울트라건설의 도급공사 수주잔량과 분양사업의 규모를 감안할 때, 2012년 이후 매출규모는 과거 3년 평균(2008~2010년 5250억 원) 대비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해외공사의 수주경쟁 심화로 대규모 사업을 수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울트라건설은 매년 대규모 해외공사를 시공해 매출을 창출해왔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단기간 내에 착공할 수 있는 해외공사 수주물량은 없는 상황이다.

또 2008년 이후 매출비중을 꾸준히 증가시켜 온 자체분양사업도 현재 단 1건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매출비중이 가장 높았던 것도 자체분양사업이다. 2011년 9월 기준 매출액의 56%를 차지했다. 울트라건설은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민간건축 및 자체분양사업의 위험성은 더욱 커졌다. 쉽사리 자체분양사업을 벌이기도 어렵고, 민간도급공사를 따내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공사수주물량이 줄어들어 매출축소가 지속될 전망이다.

계약잔액 구성추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해외사업도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울트라건설은 지난해 카타르 도하 하수처리시설 공사에 이어 올해 아제르바이잔에서 실행한 간자고속도로 공사(도급액1584억원)를 마쳤다.

최근 들어서는 수주 경쟁 심화로 대형건설사와 유럽 및 일본의 건설사들에 밀려 수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울트라 건설 관계자는 "우리 같은 경우 중동 수주경쟁에서 두 번 밀린다"며 "한 번은 유럽이나 일본의 시공능력이 좋은 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또 한 번은 국내 대형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린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을 쌓기 위해 대형건설사들의 서브로 들어가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남미 지역은 자금회수 불확실성으로 진출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수주물량은 많은데 자금회수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있다는 게 울트라건설 관계자의 전언이다. 울트라건설 관계자는 "자금회수에 대한 확답만 있다면 남미에서 할 일은 많다"며 "지난번에도 남미 쪽에서 사업 제안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울트라건설은 올해 주로 활동해오던 중동에서 벗어나 동남아에서 해외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동남아에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 있다"며 "울트라건설은 TBM공법으로 도로, 교량을 비롯한 공공부문에서 수주능력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매출액 구성추이

◇공공공사 수주 총력...1분기 올해 목표치 45%달성

울트라건설은 올해 공공공사 수주실적을 3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수주실적이 21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공격적으로 목표치를 설정했다. 울트라건설이 이처럼 공격적인 목표치를 세운 데는 공공공사 물량난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지난해에 비해 공공부문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소식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달청에 따르면 올해 공공부문에서는 23조1280억원 상당의 시설공사 발주가 계획돼 있다. 국가기관, 지자체, 공기업 등에서 발주할 시설공사 집행계획 규모는 지난해 22조7132억원 보다 1.8% 늘어났다. 특히 신규 발주공사가 15조8422억원(68.5%)에 달해 관급공사 물량 가뭄난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건설사들에게 단비가 될 전망이다.

울트라건설은 이미 2012년 1분기 공공공사 수주실적이 1200억원을 상회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울트라건설의 공공공사 수주실적은 건설사 중 상위 10위권 이내로 눈에 띄는 성적이다. 수주목표 3000억원 중 45%를 1분기에 달성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공공공사 수주경쟁이 치열해 짐에 따라 수주가격이 낮아지면서 매출감소세를 뒤집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신평사 관계자는 "관급공사의 수익성이 큰 편은 아니지만 고정비는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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