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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밴드금리 의미 없다더니 결국… 추가 청약 전무, 전량 미매각…당분간 시장 소화 힘들 듯

황철 기자공개 2012-11-01 11:25:57

이 기사는 2012년 11월 01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결국 수요예측 과정에서 밴드 내 투자의사를 외면한 대가를 치렀다. 청약일 단 한 곳의 기관의 투자신청도 받지 못해 물량 전부가 미매각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인수단은 2000억 원에 달하는 물량을 떠안게 됐다. 발행사와 대표주관사는 적잖은 레퓨테이션 리스크를 짊어지게 됐다.

현대건설은 지난 수요예측에서 공모희망밴드 내 참여수량을 유효수요에서 제외해 논란을 산 바 있다. 대표주관사인 KB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시장상황을 반영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관투자자의 최종 미청약으로 수급에 기초한 합리적 금리결정보다는 작위적 판단에 나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 추가 청약 전무, 평판 리스크 현실화

현대건설은 10월30일 회사채 2000억 원 어치를 발행했다. 수요예측을 적용한 첫 채권이기도 했다. 하지만 과정과 결과가 깔끔하지 못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총 1300억 원 어치에 대한 참여의사를 밝혔다. 이중에는 희망공모밴드(국고 5년+40bp) 안에 들어 온 400억 원 어치의 수량도 포함돼 있었다.

현대건설과 대표주관사는 합의를 통해 밴드 내 물량까지 극단값으로 보고 전량 미배정했다. 해당 기관투자자는 밴드 상단보다 1bp 낮은 49bp를 적어내고도 물량을 받지 못하게 됐다.

지금까지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밴드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에 나선 적은 있다. 하지만 희망가 내 투자 의사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적은 없었다. 수요예측 모범규준 상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발행사와 대표주관사가 입게 될 평판 손상을 감안할 때 실제 사례가 나오긴 힘들다는 전망이 많았다.

특히 현대건설이 제시한 공모밴드는 수요예측 전부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금리라는 평이 많았다. 동일등급, 동종기업인 GS건설이 이미 같은 수준을 제시했다 전량 미매각의 전례를 만든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의 미매각은 과도하게 낮은 금리를 요구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며 "특히 현대건설은 업계 최고 기업으로서 금리를 두고 자존심 경쟁을 벌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시장 상황으로 볼 때 당분간 이 수익률로는 시장에서 소화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발행 이후 지금(1일 오전 11시)까지 3일간 거래 건수는 없었다.

◇ 공모밴드가 의미 없다고

대표주관사는 공모희망금리가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며 논란을 일축하고 나섰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극동건설 법정 관리 등으로 일시적으로 투자수요가 위축됐다고 판단했다"며 "수요예측 결과가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공모밴드는 금리 결정을 위해 투자자에 제시하는 참고 정보일 뿐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발행 당일 추가 청약 과정에서도 기관 투자자의 배제를 받으면서 수급에 기초한 금리결정이었냐는 의문은 더욱 커지게 됐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밴드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수요예측 제도 도입 취지를 알 수 없게 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발행사의 지나친 저금리 요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요예측 결과까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제도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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