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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너스, 자본잠식 업체가 인수? 최대주주 유아이, 300억 원에 평주개발에 후너스 지분 매각

박제언 기자공개 2012-11-15 11:42:39

이 기사는 2012년 11월 15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학제품·건자재 제조업체인 후너스의 주인이 1년 반만에 바뀌었다. 기존 최대주주가 최근 자금난에 빠져 후너스를 넘기게 됐다.

후너스를 인수하는 측은 자본잠식 상태다. 재무상태표 상 보유 현금도 없을 뿐더러 은행권 차입도 쉽지 않아 보인다. 또다른 자산을 보유하지 않는 이상 후너스를 인수하기 힘든 상황이다. 인수대금 납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너스는 최대주주인 유아이가 보유 중인 후너스의 주식 444만4445주(24.88%)를 300억 원에 평주개발로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주당 매각가격은 6750원이다.

후너스는 1979년 삼정실업으로 시작해 1995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화학제품과 건자재, 폴리머 및 실리콘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계열사로 후너스바이오와 일본의 온콜리스 바이오파마 등 바이오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자금난에 빠진 최대주주

유아이는 후너스를 지난해 6월 매입했다. 회사 설립자인 이영훈 전 대표가 유아이에 주당 4500원에 넘긴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유아이는 후너스를 사고팔며 1년 5개월만에 주당 2250원, 즉 총 100억 원의 매각차익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유아이가 후너스를 포기하게 된 이유는 자금난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큰 자금이 필요하지만 임상시험을 거듭할 때 마다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가시적인 성과를 투자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해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 요청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아이의 자금난 중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한 부분은 온콜리스 지분에 대한 세금이다. 유아이는 과거 인수했던 온콜리스 지분 30%를 지난해 9월 224억 원에 후너스에 넘겼다. 후너스의 자회사인 후너스바이오에도 지분 17% 가량을 매각했다. 이 때 발생했던 매각 차익에 대한 세금을 일본에 지불해야 했다. 해당 세금만 70억 원 가량 나왔다. 후너스 측에 온콜리스의 지분을 넘기며 확보한 자금은 연구비와 차입금 상환에 쓰여진 상황이었다.

여기에 유아이에서 진행 중이던 의약품 제조사업 등에서 연구비 수요도 커지고, 기존 개인주주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요청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200만 원밖에 없는 등 자금난에 빠진 유아이가 후너스의 매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후너스 인수한 평주개발은?

후너스의 새로운 주인은 평주개발이 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충청북도 음성에 소재하며 골프장건설과 부동산개발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후너스와 사업영역이 전혀 다르다. 단지 공시상으로 밝힌 후너스 인수 이유는 "경영 참여 및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주주이익 극대화'다.

2005년에 설립된 평주개발은 지난 2006년부터 이미 전액 자본잠식 상태였다. 매출은 전무하며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이 나고 있다. 지난 2010년 기준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99만 원에 불과하다. 유형자산 중 토지는 기초장부가액으로 56억 원의 가치가 있었다. 당시 공시지가로는 163억 원이었다. 후너스 인수대금 300억 원을 지불할 수 있을 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반면, 평주개발은 서울 평창동에 9300평 규모의 땅을 보유하고 있어 자산가치가 재무상태표상 나와 있는 것과는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평창동 땅만 1000억 원 안팎의 가치가 되며, 충북 음성에 보유한 땅 가치도 500억 원이 된다는 것이다. 자산재평가를 받으면 자산가치가 높은 업체로 탈바꿈할 수 있는 셈이다.

후너스의 지분 인수를 위한 계약금 10억 원은 15일, 1차 중동금 20억 원은 오는 23일, 2차 중도금 30억 원은 30일 지급 예정이다. 나머지 잔금 240억 원은 후너스의 임시주주총회 개최 3일 전까지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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