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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금리 직격탄…중소형 생보사 위기설 6%이상 금리확정형 상품비중 60% 넘어 역마진 현실화 위협

안영훈 기자공개 2012-12-03 07:00:38

[편집자주]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험회사의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보험시장의 성장정체는 보험회사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중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이차역마진 관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보험회사에게 저금리 기조 장기화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전문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은 국내 보험회사의 금리 리스크 현황을 집중 조명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위기의 보험사'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2년 12월 0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성장·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금융회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높은 수익률이 아니라 수익률을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정도다. 특히 저금리에 가장 민감한 보험회사는 이차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저성장은 보험수요의 감소로 이어지기 십상이어서, 저성장·저금리는 보험회사의 생존에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은행에 비해 보험회사는 금리변동 리스크 대응에 한계가 있다. 은행은 이자수익이 줄어드는 정도인데 비해, 보험사는 곧바로 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 보험회사는 현재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10년, 20년 후에 보험계약자에게 약속한 이율을 덧붙여 되돌려줘야 하는데,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계약자에게 약속한 이율만큼 돌려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주된 수익원 중의 하나가 바로 이차(利差·예정금리와 실제운용수익률의 차액) 마진이다. 이차마진은 예정금리(조달비용) 대비 얼마나 운용수익을 올리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운용수익이 예정금리를 밑도는 역마진 상태에 이르면 손실은 보험사가 책임져야 한다.

만약 저금리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이차 역마진에 따른 손실은 보험사의 또 다른 수익원인 사차(死差·예정사망률과 실제사망률 차이로 인한 손익) 이익과 비차(費差·예정사업비와 실제사업비의 차액) 마진으로 해소가 가능하다. 하지만 금리하락 기조가 지속되면 이차 역마진 손실은 보험사의 생사를 위협할 수 있다. 과거 일본의 생명보험사 7·곳이 파산한 것도 저금리 상황에서의 이차 역마진 손실 영향이 컸다.

현재 국내 보험회사는 아직까지 이차 역마진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저금리가 조금만 더 지속된다면 내년부터라도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과거 고금리로 팔았던 금리확정형 상품의 영향 때문이다.

국내 보험사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금리확정형 상품을 주력으로 팔았다. 그것도 대부분이 6% 이상 고금리 상품이다. 2011 회계연도 국내 생명보험회사의 예정이율별 보험료적립금 비중을 보면, 6% 이상의 금리확정형 상품의 비중은 52.8%에 달한다(아래 'FY 2011 생보사 예정이율별 보험료적립금 비중' 참고). 일부 회사의 경우 전체 상품판매 포트폴리오에서 금리확정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63.5%에 달하는 곳도 있다. 현재로선 운용자산 규모가 커 생존을 위협할 정도가 아니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에는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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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산과 책임준비금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시중금리 하락으로 인한 이차 역마진이 곧바로 발생하진 않지만, 이율만 따지고 보면 이미 부채 준비금 부담이율은 운용자산이익률을 상회하고 있다.

업력이 오래된 대형 생명보험사는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금리확정형 상품으로 인해 시름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한 중소형 생명보험사 역시 안전하지 않다. 사업비 이연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해온 상황에서 수입보험료 성장세가 멈출 경우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금리연동형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최저보증이율을 가미한 상품이 다수여서 역마진에서 자유롭지도 않다. 현재 금리연동형 상품 중 30%는 최저보증이율 3% 이상이다. 금리연동형 상품의 경우 시중금리 하락에 맞춰 부채 준비금 부담이율을 낮출 수 있지만, 상품 중 30%는 시중금리 변동과 상관없이 3% 이상을 보장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국고채 10년물의 금리는 3% 수준이다.

대형 생보사는 역마진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돼 있는 반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소형사는 역마진 리스크 노출 정도는 낮지만 대형사와 달리 상대적으로 보유자본을 통한 역마진 손실 완충능력이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 당장 내년부터 수천억 원의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어서 중소형 생명보험사는 경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며 "대주주의 지원도 쉽지 않아서 중소형 생명보험사 위기설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ING생명과 아비바생명 외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생명보험사가 모두 철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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