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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브로드밴드미디어 합병 속내는? 차입금 '눈덩이', 자본잠식 지속..지급보증 못 견뎌 결국 흡수 선택

양정우 기자공개 2013-02-08 09:17:04

이 기사는 2013년 02월 08일 09: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가 자회사 브로드밴드미디어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브로드밴드미디어가 금융권에서 끌어온 차입금에 제공하는 지급보증 부담을 견디지 못해 결국 합병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측은 사업적인 측면에서 결정한 합병이라는 입장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브로드밴드미디어를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합병 기일은 오는 3월 22일이며, 합병 비율은 1(SK브로드밴드) 대 0(브로드밴드미디어)이다. 합병 후 브로드밴드미디어 법인은 소멸된다.

SK브로드밴드가 브로드밴드미디어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것은 차입금 지급보증에 따른 부담이 일차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브로드밴드미디어가 끌어온 차입금에 그동안 수천억 원대 담보를 SK브로드밴드가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수익성 창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신규 차입이 불가피한 상태였다.

우선 지난 2011년 말 국제회계기준 연결재무제표(K-IFRS)로 브로드밴드미디어의 총 차입금은 3755억 원에 달한다. 이 기간 현금성자산은 단 19만 원에 그쳐 전액 순차입금에 가깝다. 단기차입금은 3016억 원으로 단기차입비중이 80.3%에 달한다. 단기상환 부담이 그만큼 큰 셈이다.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은 모기업인 SK브로드밴드가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SK브로드밴드가 브로드밴드미디어에 제공한 담보는 총 3850억 원에 달한다. 하나은행, IBK캐피탈, 국민은행 등으로부터 끌어온 단기차입금에 부동산 및 예금대한 질권을 설정, 제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브로드밴드미디어의 흡수합병을 결정한 것은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할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브로드밴드미디어의 외부차입에 대한 지급보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모기업 자체의 유동성에도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다만 SK브로드밴드 측에서는 사업적인 측면을 고려한 합병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사의 사업 결합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란 자평도 내놨다. SK브로드밴드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IPTV 사업을 핵심 플랫폼(Platform) 비즈니스로 육성하는 데 브로드밴드미디어가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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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브로드밴드미디어가 지난 수년간 수익성을 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합병은 SK브로드밴드에 부담만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브로드밴드미디어는 2005년 설립 이후 매년 순손실을 기록해왔고, 불과 2년 만인 2007년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에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701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잠식 비중이 더욱 커졌다.

유일하게 지목되는 긍정적인 면은 흡수합병 후 조달자금 금리를 소폭 낮출 수 있을 것이란 예측 정도다. 당장 재무적으로 부담을 전이시킬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유리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흡수된 이후 브로드밴드미디어의 사업성이 이전과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갔을 때 가능한 얘기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브로드밴드미디어는 그동안 투자했던 자산들의 감가상각비가 감소하면서 지난 3분기부터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번 합병은 재무적인 이득도 있지만 IPTV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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