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 한솔제지·깨끗한나라만 호황? [Credit Report]백판지 글로벌 수요 증가 지속…시장 양극화는 과제
황철 기자공개 2013-11-05 17:11:43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1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지산업이 중국 업체의 약진 속에서도 당분간 양호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세계 백판지 수요의 지속적 확대와 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의 수출물량 증가로 경쟁 강도가 세지고 있지만 주력 생산 지종이 달라 국내 백판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다만 상하위 업체간 양극화가 심해져 선도 기업군과 점유율이 떨어지는 업체 간 재무실적의 차별화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업종 특성상, 앞으로도 상위 몇 개 기업만이 업황 호조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기업평가는 "국내 백판지 시장 호황 지속 가능한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제지업 현황과 전망을 제시했다.
◇ 중국 수출 확대, 국내 영향 미미
백판지는 2000년대 후반부터 국내 제지업계의 주력 생산품목으로 떠올랐다. 이전까지 업계 성장을 주도하던 신문용지 수요가 디지털 미디어 발달 등으로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백판지와 골판지는 포장재 고급화와 인터넷 쇼핑 활성화 등으로 높은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백판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백판지 시장은 한솔제지, 깨끗한나라, 세하, 한창제지, 신풍제지 등 5개사가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 지위 1위인 한솔제지가 40% 안팎, 깨끗한 나라가 약 30%의 점유율을 보이며 총 70% 가량에 이르는 절대적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 성장의 수혜를 크게 입을 것으로 보여 상위 2개사의 시장 지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국내 제지업종의 수익성은 한솔제지와 깨끗한나라의 영업실적에 크게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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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주축으로 한 제지업계 전체적인 전망은 밝은 편이다. 아시아 지역 백판지 시장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연간 4%~8%씩 성장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에도 5% 내외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 지역은 지난해부터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 앞으로 공급 부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여 국내 백판지 업체에게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내수 수요 이상의 공급량 확대로 수출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에게 잠재적 위협요인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설비증설이 1급 백판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국내 주력 생산 지종인 2급 백판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급 백판지는 모든 층이 표백화학펄프로 구성돼 고급 판지. 고급화장품, 의약품, 담배포갑지 등으로 사용한다. 2급 백판지의 경우 표백화학펄프와 폐지를 혼합해 제조한 판지다. 국내 백판지 업계는 한창제지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범용성이 우수한 2급 백판지 위주의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총 백판지 생산량에서 2급 백판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3%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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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평가는 "제지업계 수출판가가 고지가격 상승과 아시아 지역의 백판지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2008년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이는 최근까지 백판지 업계의 양호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설비증설이 이어지고 있지만 1급 백판지 비중이 70%에 이르고 있어, 2급 백판지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 업체별 영업·재무실적 차별화 가속
하지만 글로벌 업황 호조가 국내 모든 업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솔제지와 깨끗한나라는 수 년간 업황 개선의 수혜를 입으며 시장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있다. 반면 이를 제외한 업체들은 경쟁력 약화로 실적 가변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업종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한솔제지의 경우 2000년대 중반 백판지 시장 경쟁심화로 업계 전반의 실적이 저하될 때도 5%를 상회하는 영업수익성을 기록했다. 당시 하위업체들은 2006년과 2007년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시장지배력과 생산규모에 따른 업체간 차별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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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백판지 시장이 크게 성장할 때도 한솔제지와 깨끗한나라의 영업수익성은 연평균 9%, 3%를 나타낸 반면, 세하와 신풍제지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재무 위험 측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상위업체의 경우 200년대 중반 이후 커버리지 지표가 꾸준히 개선됐지만 하위사에서는 하락 추세가 완연했다. 업체간 생산능력이나 재무여력의 편차가 커 앞으로도 실적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지역 시장 성장 등을 감안할 때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백판지 업계의 양호한 실적이 지속 될 것"이라며 "반면 상대적으로 원재료 조달 능력이 열위하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하위업체의 경우 열위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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