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억 공모하는 오이솔루션, 청약 1조 몰린 배경은 IPO시장 분위기 개선···최대주주 변경 이슈 사전 해결
이상무 기자공개 2014-02-21 14:15:19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0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통신부품제조업체 오이솔루션이 대박을 터뜨렸다. 일반청약에서 최근 1년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인 1253대 1을 기록했다. 청약금만 1조 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12월 수요예측에 실패, 상장 철회를 결정했던 것과는 정 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최근 고조되고 있는 IPO 시장 열기가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지갑을 닫았던 기관투자가들이 돈을 풀기 시작했고, 갈 길 잃은 부동자금이 공모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해 상장을 시도한 한국정보인증과 인터파크INT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오이솔루션과 주관사인 대신증권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오이솔루션과 대신증권은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 최대주주 변경 이슈를 불식시켰다. 최대주주가 변경되더라도 주요 주주들 사이에 공동의결권 약정을 맺어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게 한 점도 투심을 잡는 데 한 몫 했다는 평이다.
◇ 달아오른 IPO시장, 공모주로 몰리는 투자자
오이솔루션은 17~18일까지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15만 5389주 모집에 총 1억 9476만 주가 들어와 최근 1년 중 가장 높은 12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도 9782억 원이나 모였다. 오이솔루션은 앞서 지난 12~13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31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공모희망 밴드인 8500~9800원을 웃돈 1만 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와 PER(주가수익비율)가 낮아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업계에선 달아오른 IPO 시장의 열기에 주목했다. 오이솔루션과 주관사인 대신증권도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철회한지 2개월 만에 다시 상장에 도전하는 이유로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꼽았다.
실제로 기관투자가들은 공모주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모가를 결정짓는 기관의 청약 열기가 뜨겁다 보니 기업들이 희망한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가격에 형성되고 있다. 얼마 전 상장한 한국정보인증과 인터파크INT 모두 밴드상단에 해당하는 1800원, 7700원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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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자금이 공모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저금리 탓에 매력이 떨어진 은행예금이나 채권 대신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공모주로 투자자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정보인증은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대비 85%가 오른 3335원에 거래됐다. 이후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인터파크INT도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2만 3400원에 거래됐다. 공모가 7700원과 비교하면 203.9%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증시 침체가 맞물리면서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공모주로 쏟아지고 있다"며 "투자자 상당수가 은행 예금에 넣거나 기존 상장주식을 사느니 공모주에 투자하겠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상장 전 최대 걸림돌 '최대주주 변경 리스크' 방어 성공
한 번의 실패를 겪은 오이솔루션과 대신증권은 IPO 시장 분위기가 아무리 달아올라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특히 상장 과정에서 계속해서 걸림돌로 지적 받은 '최대주주 변경'을 방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최대주주가 바뀌면 경영 안정성이 의심돼 투자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이솔루션과 대신증권에게 주어진 과제는 30.28%의 지분을 들고 있는 KB인베스트먼트와 산은캐피탈 등 FI들의 투자금 회수를 막는 것이었다. KB인베스트먼트와 산은캐피탈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면 성신양회의 지분이 30.28%로 높아져 22.43%를 보유하고 있는 박찬 부회장을 제치고 오이솔루션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이솔루션과 대신증권은 KB인베스트먼트와 산은캐피탈에게 상장 전에 매도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요구했다. 대신 공모규모를 축소해 IPO 성사 가능성 및 상장 후 주가 흐름을 개선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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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솔루션의 제안과 상관없이 KB인베트스먼트와 산은캐피탈은 옵션계약에 따라 매도청구권을 행사 하면 주당 1만 537원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처음에 주식을 사들인 가격이 8250원임을 고려하면 약 20% 상당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상장 후 주가가 이 가격보다 높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확약서 제안을 받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KB인베스트먼트와 산은캐피탈의 확약서 작성에도 오이솔루션은 만에 하나 최대주주가 바뀔 가능성에도 대비했다. 53.1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박 부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맺은 것이다.
최대주주가 성신양회로 바뀌더라도 박 부회장의 경영권 행사에는 문제가 없도록 한 셈이다. 여기에 약정을 맺은 특수관계인에게는 상장 후 2년 동안 보호예수 기간을 적용시켜 상장 후에 최대주주가 변경되더라도 최소 2년 간은 박 부회장의 경영권이 보장되도록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확약서와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으로 사실상 이중 잠금 장치 였던 셈"이라며 "철저한 준비로 상장 과정에서 불필요한 이슈를 만들지 않은 오이솔루션과 주관사인 대신증권의 노력이 돋보인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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