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회장 부자, 대성그룹 견제하기 [지배구조 분석] 개인회사 서울도시개발 등 활용...대성그룹 지분 22.6% '촉각'
김익환 기자공개 2014-02-25 09:40: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0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도시가스 오너일가가 개인회사를 통해 경영권을 탄탄히 굳혔다. 김영민 회장과 장남 김요한 부사장은 각각 개인회사 서울도시개발, 에스씨지솔루션즈로 경영기반과 승계기반을 확보했다. 김 회장 부자의 개인회사는 계열사 일감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김 회장 부자가 개인회사로 서울도시가스 2대 주주 대성홀딩스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대성홀딩스는 김 회장의 동생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다.
◇ 김영민 회장 父子, 개인회사 키우기
김영민 회장의 개인회사(지분율97.78%) 서울도시개발은 경영권 강화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동산관리사업을 영위하는 서울도시개발은 서울도시가스 지분 26.2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도시가스 지분을 매입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김 회장은 서울도시개발을 통한 간접지분과 직접 보유지분(11.54%)을 합쳐 서울도시가스 지분 37.77%를 확보하고 있다.
서울도시개발은 계열사 내부거래로 곳간을 채우고 있다. 201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47억 원, 21억 원을 기록한 서울도시개발은 매출의 100%를 서울도시가스 계열사 등과의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를 발판 삼아 2012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1591억 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이 17.2%에 그치는 등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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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 장남 김요한 부사장의 개인회사 활용법도 비슷하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09년 3월 서울도시가스에 입사해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며 현재 기획조정실장(부사장)으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김 부사장의 개인회사 에스씨지솔루션즈(지분율 100%)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서울도시가스를 대상으로 7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스씨지솔루션즈의 100% 자회사 서울도시산업도 서울도시가스를 대상으로 10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2년에도 에스씨지솔루션즈는 405억 원의 매출 가운데 17.3%를 서울도시가스 계열사 거래를 통해 올렸다. 같은 기간 서울도시산업도 316억 원의 매출 전부를 내부거래로 올렸다.
2009년 출범한 에스씨지솔루션즈는 전기·전자제품 도소매사업을, 2008년 출범한 서울도시산업은 도시가스 관련 용역사업을 각각 영위하고 있다.
김 부 사장은 내부거래로 승승장구하는 개인회사를 승계 지렛대로 삼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김 부사장이 직접 보유한 서울도시가스 지분율은 고작 0.01%에 불과하다. 경영권을 쥐려면 지분율을 확대하고 향후 경영권 승계 때 납부할 상속세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김 회장은 개인회사로 승계를 위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 개인회사로 경영권을 다진 김영민 회장의 방식을 김 부사장이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 대성그룹 지분 '촉각'... 개인회사로 경영권 불안 잠재우나
김영민 회장 부자가 개인회사를 키우는 배경에는 서울도시가스 2대 주주 대성홀딩스가 있다. 김영훈 회장이 최대주주인 대성그룹 지주사 대성홀딩스는 서울도시가스 지분 22.6%를 보유하고 있다.
대성그룹 창업주 고 김수근 전 회장은 2001년 아들 삼 형제에게 그룹 계열사를 나눠주며 계열분리했다. 장남인 김영대 회장이 대성산업, 차남 김영민 회장이 서울도시가스, 3남 김영훈 회장이 대구도시가스를 물려받았다. 계열분리가 됐지만 여전히 대성홀딩스는 서울도시가스 2대 주주로 남아있다.
서울도시가스 오너일가는 대성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평가다. 대성홀딩스가 계열분리 목적으로 보유한 지분 22.6%를 시장에 매각하거나 대성홀딩스가 직접 보유 지분을 늘려나가면 적대적 인수합병(M&A)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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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성홀딩스의 김영훈 회장과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이 장남과 맞서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수근 회장 별세 후 계열분리와 대성이란 사명을 놓고 형제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차남 김영민 회장과 3남 김영훈 회장이 손잡고 장남인 김영대 회장과 맞서는 구도가 종종 형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성홀딩스가 지분 22.6%를 쥐고 있는 한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남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영훈 회장은 활력이 넘치는 경영자로 대성그룹의 사세를 키우는 데 큰 열의를 보이고 있다"며 "대성그룹이 서울도시가스 2대 주주이기 때문에 충분히 경영권 등을 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영민 회장 부자가 대성그룹발 경영권 불안을 잠재우는 차원에서 개인회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성그룹이 서울도시가스 최대주주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서울도시가스 오너일가가 대책 없이 보고만 있지 않았고 일찌감치 준비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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