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자산버블 리스크에 대비해야" [2014 더벨 재무전략 포럼]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흥국 리스크분석 더 중요해져"
김익환 기자/ 강철 기자공개 2014-03-27 09:37: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6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흥국의 성장세가 꺾일 것이고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업들은 신흥국 리스크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신흥국 자산버블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리스크가 비교적 낮은 시장을 선별하고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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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된 2008년 이후 5년간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30~100%까지 치솟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자산버블을 비롯한 신흥국 리스크를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은 신흥국의 경제성장세의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신흥국의 버블이 꺼지면 타격이 더 커질 우려가 높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골드만삭스는 향후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이 5~10년간 다소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시작된 이후 트리플 약세도 두드러졌는데 이런 것을 감안한 기업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일단은 신흥국의 추가적인 하락을 감안한 전략을 재작성할 필요가 있다"며 "신흥국은 150개 국가에 달하는 만큼 신흥국의 리스크와 여건을 일반화하지 말고 리스크가 낮은 시장을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과 고정자산 투자가 그간 신흥국 성장을 견인했지만 고정자산에 의존한 성장은 더 이상은 어렵다"며 "신흥국 고정자산 투자에 의존하는 업종은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로 이에 대한 대비책은 필요하지만,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등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제적 펀더멘탈은 나쁘지 않지만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볼 때 신훙국의 위기가 전이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면서도 "시장의 기능이 작동하면 이런 우려는 없을 것이고 변동환율제가 다수 국가에 적용됐고, 통화스왑 등 안전장치가 제도화됐기 때문에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 확산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이 아시아 시장의 성장동력이라는 평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상수지 규모가 줄었고 신 성장동력도 찾아야 하는 고민이 있다"면서도 "동아시아 국가들은 제품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은 이 제품으로 최종 완성품을 만드는 만큼 동남아시아의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중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동차산업은 2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대표적 내구성 소비재로서 제조업 생산의 11.4%, 고용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내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우리나라가 자동차를 연간 450만 대를 생산하고 있는데 내수는 100만 대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중국으로 수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12년 세계 자동차 생산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달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무시하거나 배제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발표 전문
신흥국의 불안을 어떻게 대응할 지 말씀 드리겠다. 선진국의 GDP 비중은 환율 기준으로 2011년 62%에 달한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국가들이 동시에 경기 불황에 빠졌다. 그런데 그나마 지금까지 경제가 유지가 된 것은 신흥국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버틸 수 있는 근간이 됐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신흥국의 경제 성장률이 크게 상승했다. 반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하향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3년 말부터는 테이퍼링도 시작됐다.
신흥국의 호황기를 이끈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2001년에 WTO 가입을 기점으로 세계 무역을 좌지우지하는 무역대국으로 성장한다. 무역과 고정자산 투자가 성장의 기반이 됐다. 신흥 개발 국가에 대한 투자를 왕성하게 진행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투자를 확대했는데도 경상수지 흑자가 났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이 외환보유고를 축적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경상수지 흑자가 난 가장 큰 요인은 자원 등 1차 상품 가격의 상승이다. 중국이 매년 두 자릿수 고속 성장을 지속하며 자원투자 부문에서 큰 손이 되면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중국이 시장과 계획이 혼재하는 완전한 시장경제 체제가 아닌 점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의 성장세가 하향세로 접어든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다. 중국의 성장이 감속한 탓이다. 중국 인구 구성에 변화가 있었다. 생산 가능 인구 비중이 2010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절대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다보니 고속 성장이 불가능해진다. 중국은 4조 위안 정책과 같이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재정, 금융정책을 실시할 수 있는 나라다. 중국이 신흥 개발국에 대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한 것이 금융위기 이후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부실채권, 부실투자 발생이 불가피하다. 중국의 고속 성장 추세가 꺾이면서 구리를 비롯한 자원, 상품의 가격이 하락했다.
2010년부터 나타나는 신흥국의 성장 하락세는 이들이 독자적인 경제 성장이 가능하냐는 문제로 귀결된다. 신흥국의 중산계급이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선진국 경제와의 디커플링은 실패로 봐야하는가의 문제도 있다. 신흥국과 선진국의 경기 순환에서 연동성이 약화된 것은 글로벌 경제 체제 하에서 완전하게 디커플링을 이룰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의 글로벌 경제 상호 의존도로 봤을 때 한쪽의 회복이 없으면 공생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세계에서 LCD 액정을 생산하는 나라는 일본, 한국, 대만 정도다. 상호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양쪽의 상호 의존도를 감안할 때 한쪽의 경기 회복 없이 다른 쪽의 경제 성장이 지속 가능할 지 의문이다.
자본 수지 통계를 볼 때 테이퍼링의 영향으로 신흥국으로의 외국자본 유입규모는 감소했지만 유출로 보기는 어렵다. 물론 신흥국의 해외법인이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맹점도 있다. 아르헨티나, 터키는 사실 중요한 국가가 아니다. 통화가 폭락하는 등 워낙 문제가 많다. 아르헨티나에 투자하는 것은 투기하겠다는 뜻이다. 그나마 인도 루피는 회복되고 있다. 시장의 선별 기능이 제대로 작동을 하면 한 나라에서의 어떤 혼란이나 위기 상황이 다른 나라로 전이될 것 같지는 않다. 우리나라는 재무 건전성이나 펀더멘탈이 나쁘지 않다. 다만 다른 나라의 위기가 국내로 전이되는 것이 걱정이다. 많은 신흥국이 변동환율제를 도입하고, 통화 스와프를 추진하는 등 안전망 장치가 제도화되고 있다. 테이퍼링보다는 2010년부터 나타나고 있는 신흥국의 경제 하락 추세가 더 큰 문제다.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은행, 외국투자자, 신흥국 중앙은행 등 크게 3명의 플레이어로 구성된다. 연방준비은행은 정기적으로 중요한 정책을 발표한다. 향후 장기 금리를 올리겠다는 게 미국의 의도다. 이러한 발표가 있으면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투자한 신흥국에 대한 건전성을 분석한 후 이에 맞는 액션을 취할 것이다. 신흥국 중앙은행은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등의 대책을 세울 것이다. 향후 3대 플레이어들의 두뇌싸움이 심화될 것이다. 시장 선별이 작동해 위기 파급이 없더라도 신흥국 경제 성장의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계경제 성장의 엔진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얼마 전까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성장을 견인했다. 세계 경제가 공급과잉이냐 수요과잉이냐를 잘 파악해야 한다. 수요를 창출해야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 중국의 경상수지가 많이 줄고 있다. 중국은 이전까지 공장만 가지고 세계 시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공장만으로는 힘들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결국 수요를 찾는 것이다. 중국은 동아시아에서는 아직까지는 성장의 엔진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에 수출한다. 중국은 이 제품을 가지고 최종 완성품을 만든다. 동남아시아의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중국이다.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 의존을 많이 한 결과다. 중국이 4조 위안을 투자하면서 철도 등 인프라 시설을 엄청나게 깔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국에 철도 레일을 수출했다. 중국에 부동산 붐이 일면서 LCD 액정 판매량도 엄청 늘었다. 판매증가율이 100%를 넘는 적도 있었다. 현대자동차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결국 우리나라도 중국 등 신흥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졌다.
가장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제품은 자동차다. 2012년 세계 자동차 생산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달한다. 4분의 1을 생산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무시하거나 배제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나라가 자동차 생산량이 세계 5위다. 4위가 독일인데 추월하기 어렵다. 계속 5위를 유지할 것이다. 자동차는 부품이 2만 개가 들어가는 대표적 내구성 소비재다. 제조업 생산의 11.4%, 고용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내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최근에는 FTA 체결을 통해 많은 혜택을 봤다. 우리나라가 연간 자동차를 450만 대 만든다. 그런데 내수는 100만 대 수준이다. 나머지는 수출이다. 자동차가 팔리는 곳은 중국이다.
일단은 신흥국의 추가적인 하락을 감안한 전략을 재작성할 필요가 있다. 신흥국은 리스크가 큰 시장이다. 리스크 분석이 더 중요해진다. 신흥국 전체를 일반화하지 말고 신흥국은 150개 국가에 달한다. 리스크가 낮은 시장을 분석해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 정치적 리스크를 잘 봐야 한다. 동남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은 자산시장 버블 걱정이 크다. 말레이시아는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다. 전체적으로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5~10년간 신흥국 경제성장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것을 감안한 기업의 전략이 필요하다. 테이퍼링이 시작된 이후 트리플 약세가 시작된다. 경상수지 적자인 국가는 대외무역개방에 소극적일 것이다. 무역과 고정자산 투자가 신흥국 성장을 견인했기 때문에 더 이상 신흥국이 고정자산에 의존하는 성장은 어렵다. 고정자산 투자에 의존하는 업종은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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