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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강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사라져 지주비율 54.79%→48.65%..삼성생명 최대주주 되어도 지분보유 가능

문병선 기자공개 2014-03-31 09:38: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7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시나리오 중 하나였던 '삼성에버랜드 강제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가 가능성을 잃게 됐다. 삼성에버랜드 자산 총액 중 삼성생명 주식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작년 에버랜드가 부채를 대거 늘리며 자산을 키운 결과다.

27일 삼성에버랜드의 2013년 회계년도 개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의 자산총액은 작년말 기준 8조3956억 원이었고 삼성생명 지분(19.34%) 장부가액은 4조236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자산에서 차지하는 삼성생명 지분 장부가액의 비중은 48.65%를 기록하게 됐다. 직전해 이 비중은 54.79%였다.

삼성에버랜드 자산에서삼성생명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

삼성에버랜드의 자산에서 삼성생명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2010년 삼성생명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이다.

이 비중은 IPO 전까지 줄곧 50%를 밑돌았다. 46.64%(2006년), 46.02%(2007년), 44.26%(2008년), 42.82%(2009년)였다. 그 당시까지만해도 비상장사였던 까닭에 삼성생명 지분의 장부가액은 매년 똑같이 1조6830억 원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상장을 한 이후 삼성생명 주식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되자 이 비중은 크게 뛰었다. 61.04%(2010년), 52.98%(2011년), 54.79%(2012년), 47.93%(2013년) 등의 추이다.

상장 이후 50%를 웃돌던 삼성에버랜드 자산에서 차지하는 삼성생명 지분 비중이 지난해 50% 아래로 떨어진 까닭은 삼성생명 지분의 장부가액은 3조6483억 원(2012년)에서 4조236억 원(2013년)으로 10% 증가한 반면 삼성생명 자산총액은 6조6590억 원(2012년)에서 8조3956억 원(2013년)으로 26% 늘었기 때문이다. 분모가 더 큰 폭 늘어나면서 전체 비율은 떨어지게 됐다.

삼성에버랜드의 자산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이유는 부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부채총액은 2조8393억 원에서 4조3829억 원으로 54% 늘었다. 회사채 및 장단기 차입이 주로 늘었다. 자사주 매입에다가 시설투자금이 대거 소요됐기 때문이다.

삼성에버랜드 자산에서 삼성생명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는 건 삼성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 적지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맹희·이건희 두 형제간 상속소송과 이에 따른 파장을 검토하면서 만일 이건희 회장이 소송 패소로 삼성생명 지분을 빼앗기면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1대주주가 되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생명의 1대주주(20.76%)는 현재 이건희 회장이고 2대주주(19.34%)가 삼성에버랜드다. 만일 1대주주 자리가 바뀌면, 삼성에버랜드는 강제로 지주회사로 지정되는 상황이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자산총액에서 자회사(최대주주일 경우) 지분가액 합계액이 50%를 넘으면 지주회사로 강제 지정하고 각종 지주회사 행위 의무를 부과한다. 2012년말까지 삼성에버랜드에서 삼성생명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돌았으니 1대주주 자리 바뀜에 따라 삼성그룹은 큰 지배구조 변화 상황에 대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는 이미 이건희 회장의 승소로 가능성을 잃었다. 아울러 이번에 그 비중이 50% 밑으로 떨어지면서 1대주주의 자리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은 사라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건희 회장 보유 삼성생명 지분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올 지 주목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건 그만큼 이건희 회장의 지분 처리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단기적 가능성은 낮지만 이건희 회장이 보유 중인 삼성생명 지분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증여하고 이에 따른 증여세를 납부하더라도 삼성에버랜드를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변화가 올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점이 포인트로 부각된다.

지배구조 관련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삼성에버랜드의 자산이 늘어날 수록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버퍼(완충장치)가 생기는 의미가 있다"며 "삼성그룹은 당장 큰 폭의 지배구조 변화를 꾀하기 보다 여러 가능성을 고려한 정지작업만 하는 식으로 시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해석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를 에버랜드에 양도하고 푸드 사업 부문(삼성웰스토리)을 물적분할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을 암시하는 듯한 거래를 여러차례 진행했다. 삼성SDS와 삼성SNS의 합병도 진행했다. 모두 이건희 회장의 세 자녀와 연관된 회사의 자본거래라는 점 때문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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