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6월 17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업계의 불황은 계속되는데 국내 증권사 숫자는 60개가 넘는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증권사나 점포를 줄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자본시장이 안정화됐을 때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정작 영업을 해야 할 때 점포가 없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금융투자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가을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 만난 황준호 대우증권 부사장의 말이다."혁신적 점포전략을 기반으로 WM영업 효율성을 제고하고 고객에게 한 발 더 다가서겠다. 점포는 닫는 것이 아니라 여는 것이고 그 기능은 점포별로 달라질 수 있다. 그러면 비용을 늘리지 않고도 점포의 수를 확대할 수 있다." 김기범 대우증권 사장의 올해 초 신년사다. 금융투자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가 구체화됐다.
대우증권은 수개월에 걸친 고민 끝에 다음달 경기도 판교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새로운 점포전략을 구현할 예정이다. 4명 정도로 운용되는 미니 점포를 개점해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스토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기존 형태를 탈피한 새로운 대면 채널망을 확보해 비용은 절감하면서도 영업력 제고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는 전략이다.
소규모에 걸맞지 않게 자체 영업도 가능케 할 예정이다. 비슷한 규모의 영업소가 민원처리 등의 역할만 소화했던 것을 감안하면 차원이 다른 점포이다. 지역특색에 따라 인근에 800여 개 벤처기업을 둔 '판교 스토어'는 PIB(Private Investment Banking) 영업을, 토지보상금의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거액자산가가 대상인 '송도 스토어'는 금융상품 판매를 주력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유망 지역 영업의 첨병 역할을 맡긴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원스톱 토탈 금융서비스가 가능한 플래그십(flagship) 점포부터 개장 시간 제한없이 24시간 운용되는 점포 등 전에 없던 영업망을 꾸준히 확보할 계획이다. 기존 규모의 최대 20%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다. 점포 폐지나 인력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끊이지 않는 최근 금융투자업계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화 점포를 늘린다고 해서 오지 않던 고객들이 갑자기 마음을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우증권 내부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적지 않다. 강남지역 점포들과 영업지역이 겹치는 판교 스토어의 경우 기존 대형 점포화도 영업경쟁을 벌여야 한다. 앞서 영업을 벌이고 있던 직원들이 소규모 특화 점포가 생겼다고 해서 무턱대고 자기 밥그릇을 내놓을 리 없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의 WM수익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분기 WM수익은 237억 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40억 원 가량이 줄었고 최근 1년 간의 성과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새로운 점포전략의 성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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