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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진출 국가별 공략법 '이원화' [유통家 해외사업 명암]'리버스 이노베이션' 전략 일환...선진국 '수출' 中·동남아 '현지생산'

장소희 기자공개 2014-07-11 09:3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8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이 보툴리눔톡신 제제(일명 보톡스)인 '나보타' 수출계약을 잇따라 맺으면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까지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을 우선 공략하는 이른바 '리버스 이노베이션(Reverse Innovation)'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런 대웅제약의 야심찬 계획은 오래 전부터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준비됐다. 국내 제약사 중 최다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대웅제약은 향후 이 법인들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과 판매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대웅제약은 리버스 이노베이션 전략에 따라 해외법인들도 속속 재편하고 있다. 수출을 중심으로 공략할 국가들은 종속 법인으로 품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 곳들은 단순 투자 법인으로 남겨 리스크를 덜었다. 향후 단순 투자 법인이었던 곳들이 실적에 따라 종속법인으로 편입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 보톡스시밀러 '나보타'로 수출 '물꼬'...美·EU 등 선진시장 '노크'

대웅제약이 보툴리눔톡신 제제로 해외시장 문을 두드리게 된 데는 알러간 사의 오리지널 보톡스를 국내 시장에 도입해 판매했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이 제품의 국내 영업을 담당하며 국내 시장에 보톡스를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보톡스 수요가 큰 성형외과 등 주요 유통망을 확보한 것도 나보타를 만드는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나보타가 오리지널과 가장 비슷하게 만들어졌고 가격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출시와 동시에 세계적인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내성 발현율이 낮고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오리지널 제품보다 경쟁력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난해 9월 미국 에볼루스사와 미국과 유럽지역 판권 계약을 맺으며 '수출 러시'가 일어났다. 에볼루스사와의 계약은 기술료를 포함해 5년간 52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뒤이어 글로벌 피부 미용기업인 파마비탈과 멕시코를 포함한 남미지역 15개국에 나보타 유통을 하게됐고 여기서 계약한 금액만 1500억 원이다. 최근에는 중동과 태국과도 판매 계약을 맺었다.

◇ 中·동남아, 철저한 현지화...현지 제약사 인수·합작으로 '생산부터 판매까지'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 수출로 먼저 발을 디딘 것과 달리 중국과 동남아시아에는 현지 생산부터 시작해 철저히 현지화된 제품으로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

우선은 현지 생산설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직접 진출을 시작했다. 중국의 경우 외자사의 자국 진출에 대한 규제가 거센 편이라 현지 제약업체를 인수해 생산 공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현지 공장을 새로 준공하는 것보다 비용이나 리스크 절감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인수한 중국의 제약사 '바이펑(Liaoning Baifeng)'이 그런 경우다. 바이펑 인수에 설비 투자를 추가적으로 진행하며 180억 원을 투입했다. 중국 심양에 위치한 바이펑 공장 설비를 2017년까지 완공하고 2018년부터는 세파계 항생제 등 완제품 생산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제약회사와 합자회사를 만들어 생산설비를 확보하는 동시에 든든한 현지 지원군을 얻었다.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제약회사 인피온(PT.infion)과 합자회사 'PT.Daewoong-Infion'을 설립, 2015년 현지 생산을 목표로 설비 준공에 한창이다.

◇ 7개 해외법인, 해외사업 전초기지 될까

이 같은 이원화 전략에 맞춰 지난해부터는 해외법인들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의 해외법인 7곳 중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법인은 지난해부터 대웅제약의 종속기업으로 편입돼 재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수출로 공략하는 미국과 현지에서 인수한 제약사를 활용하게 될 중국은 현지 법인을 단순 투자 형태로 유지하고 있다.

대웅제약 해외법인 현황

지난 2012년에만 해도 대웅제약의 해외법인 중 종속기업에 속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필리핀 법인이나 인도네시아 법인만 해도 2012년에는 적자를 이어가는 소규모 법인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 법인들이 현지 수출의 전초기지로 역할을 하게 되면서 종속법인으로 무게를 실어줬다. 향후 현지 직접 생산을 가장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과 미국도 현재는 단순 투자 법인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현지 공세를 본격화하게 될 2017년 이후에는 종속법인에 편입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대웅제약 관계자는 "모두 자본금 규모나 실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현재 종속법인에 속한 해외법인과 그렇지 않은 해외법인의 뚜렷한 기준은 없다"면서 "이제 막 수출 물꼬를 트고 해외공략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해외법인을 두고 세부적인 전략을 세우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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