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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책본부, 계열사 10년물 주도..배경은 롯데쇼핑·제과·칠성 등 조달 장기화 전략…저금리 기조에 장단기 스프레드↓

민경문 기자공개 2015-06-10 09:35: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8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과거와 달리 만기 10년짜리 초장기물 위주라는 점에서 채권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가 장기채를 통한 계열사 자금 조달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제과(AA+, 안정적)는 내달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주관사 선정에 착수했다.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이다. 무엇보다 물량의 상당 수준을 10년 만기로 발행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2~3년 이하의 단기물 위주로 조달 전략을 펴왔던 것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롯데쇼핑(AA+, 안정적) 역시 내달 회사채 발행을 통해 10년물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총 발행액은 3000억 원으로 만기는 5, 7, 10년으로 정해졌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이다. 지난 2월 5, 7년물로 4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을 당시 5년물에서 수요미달을 기록했던 롯데쇼핑은 이번에 10년물을 추가하면서 시장의 재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롯데칠성(AA+, 안정적)은 내달 21일 목표로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3년물과 7년물, 10년물 회사채를 각각 500억 원씩 발행하기로 했다. 그 동안 3년물과 5년물 회사채만 고집해왔지만 이번에 만기를 7년과 10년으로 늘리면서 조달 구조를 최대한 장기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 계열사의 10년물 회사채 발행은 인수합병(M&A) 등 롯데의 핵심 사업을 총괄하는 그룹 정책본부에서 주도하고 있다. 거래 관계자는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중심으로 계열사들에 장기채 조달 지시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롯데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 관련해 그룹 정책본부가 직접 관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업계에서는 상반기까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조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대응 방안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 동안 일본계 투자자들을 등에 업은 채 3년물 중심의 회사채를 발행해 왔지만 워낙 시장 금리가 떨어지다보니 7년 이상의 장기물과 3년물의 스프레드 차이가 상당 부분 좁혀졌고, 10년물 발행도 타진하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결국 금리가 낮을 때 최대한 장기물 위주로 회사채를 발행함으로써 만기 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롯데그룹이 하반기 국내 금리 인상에 베팅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운용사 관계자는 "이번에 10년물 회사채를 발행하는 롯데 계열사 모두 AA+ 등급의 우량 회사들"이라며 "결국 10년물 공사채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금리 조건만 맞을 경우 보험사를 중심으로 모집 수요를 채우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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