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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는 왜 '신동주' 편에 섰나 [롯데 왕자의 난]한국 롯데 영향력 확대 포석…'꽃 놀이패' 쥐어

길진홍 기자공개 2015-07-29 07:38:03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8일 2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버지는 노쇠했고, 장남과 장녀는 아직 힘이 모자랐다. 롯데가(家)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일본롯데 대표이사 해임 시도가 불발된 가운데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에서 장기간 잔뼈가 굵은 신영자 사장을 중심으로 반대 세력이 결집할 경우 신동빈 회장 체제에 적잖은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영자
<신영자 룟데쇼핑 사장>

롯데그룹과 외신에 따르면 신 사장은 지난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을 수행해 일본 롯데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일본롯데 이사진 해임을 통보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대표이사 자리를 내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됐다. 지난 1949년 창립 후 66년 만에 롯데그룹의 주인이 그렇게 바뀌었다.

일본롯데를 기습 방문한 신 총괄회장 일행은 아직 일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가 신 총괄회장이 물러나는 것으로 일단락 됐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업승계를 둘러싼 가족 간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여러 불씨를 남겨두게 됐다.

업계는 신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사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 사장은 그 동안 대외적으로 승계구도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번 행보는 후계구도 싸움에서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편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힘의 균형 차원에서 신 회장에게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특히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게열사 지분 격차가 거의 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신 사장이 어느 한쪽 편을 들어줄 경우 힘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신 사장은 롯데쇼핑과 롯데푸드,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신 사장은 왜 신 전 부회장 편에 섰을까. 재계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평소 신 총괄회장은 첫째 부인인 노순화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신 사장을 아끼고, 늘 곁에 뒀다. 신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의 요직을 맡겼다. 신 시장은 장학재단을 통해 그룹 계열사 지분을 쥐고, 우회적으로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특히 최근 신 사장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잇단 행보를 두고 여러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이 한국과 일본에서 ‘원롯데 원리더' 얘기가 오가면서 신 회장에 대해 수차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결국 아버지를 설득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른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 사장은 경영권 승계구도에서 한발 떨어져 있다. 신 사장 스스로 신 회장보다는 신 전 부회장 체제가 영향력 확대에 유리하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내 입지가 약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중장기간 한국 롯데를 신 회장과 양분할 수 있다.

게다가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될 경우 신 회장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 반대급부로 무엇인가를 얻어낼 수 있다. 신 사장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버릴 수 없는 ‘꽃놀이 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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