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회사채 인수, 신금투·KB證 '투톱'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⑤일본계 자금 유치가 경쟁력 핵심…업계 최저수준 수수료 '빛 좋은 개살구'
민경문 기자공개 2015-07-30 10:04:55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9일 12: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은 1990년대까지 내실 위주의 보수적 경영 기조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과감한 해외진출과 인수합병(M&A)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면서 회사채 발행 규모가 꾸준히 늘었다. 일본계 투자자들을 발판으로 회사채 조달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올해에는 저금리 기조를 등에 업고 10년물을 포함한 초장기물 발행에 국내 그룹사 중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KB證·신금투, 롯데그룹 회사채 둘러싸고 매년 1위 경쟁
29일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2조 8300억 원어치의 비금융 일반 회사채(SB)를 발행했다. 이는 공기업을 제외한 국내 대기업 그룹 가운데 SK, LG, 현대차, GS, 삼성에 이어 6번째 규모다.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이 발행한 여전채까지 포함하면 총 채권 발행 규모는 6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 가운데 KB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나란히 4700억 원의 회사채 인수 실적(16.61%)을 기록하며 롯데그룹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거래 건수 역시 9건으로 같았다. 양사는 매년 롯데그룹 회사채를 둘러싼 치열한 인수 경쟁을 벌여왔다. KB투자증권이 2011년과 2013년 롯데그룹 회사채 인수실적 1위를 했다면, 2012년과 2014년에는 신한금융투자의 몫이었다.
신한금융투자의 그룹별 회사채 인수 실적에서 롯데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한국전력공사(14.6%), SK그룹(13.2%), 삼성그룹(8.86%)에 이어 4번째(8.68%)다. KB투자증권의 경우 6.42%로 최대 고객인 LG그룹(13.49%)의 절반 수준이다. 롯데그룹 회사채 주관 부문에서는 2011~2013년 KB투자증권이 내리 1등을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신한금융투자가 수위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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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신한금융투자가 국내 DCM하우스 최강자인 KB투자증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이유로 재일교포 자본으로 성장해온 모회사의 태생적 배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우 그 동안 일본계 은행을 등에 업고 업계 최저 수준의 낮은 조달 비용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가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
일각에서는 올 들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롯데 계열사들의 10년물 등 초장기물 발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구도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일본계 투자자들의 경우 기껏해야 3년물 투자에 매진하기 때문에 롯데 계열사가 발행하는 10년물 회사채는 결국 국내에서 소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에 일본 자본이 유입돼 있다는 점을 롯데그룹에 대한 회사채 영업과 결부 짓는 것은 다소 무리한 해석일 수 있다"며 "과거 롯데 계열사의 외화표시채권 발행 주관에서부터 최근 KT렌탈 인수금융에 이르기까지 신한금융투자가 롯데의 자금 조달을 위해 꾸준한 트랙레코드를 보여온 이력이 회사채 인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사가 조사기간 회사채 인수를 통해 롯데그룹으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각각 약 5억 6000만 원에 그쳤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현대차그룹과 LG그룹보다 롯데그룹의 회사채 인수 규모가 훨씬 많았지만 수수료는 훨씬 적었다. 인수 규모가 비슷했던 삼성그룹은 롯데보다 두 배 이상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그만큼 롯데그룹의 인수 수수료율이 타그룹 대비 턱없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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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와 KB투자증권 다음으로는 KDB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롯데 계열사 회사채 인수에 적극 참여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각각 3700억 원과 3300억 원의 인수실적을 보였는데 양사는 매년 평균 10%가 넘는 롯데 회사채 인수 점유율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국내에서 회사채 인수 실적(여전채 포함)을 기록했던 증권사 가운데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등은 롯데그룹과 거래 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은 2011년 롯데캐피탈 여전채 100억 원을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유안타증권과 키움증권도 지난해부터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삼성그룹, 현대기아차그룹, SK그룹, LG그룹, GS그룹, 롯데그룹으로, 2014년부터 2015년 6월말까지 일반 회사채(SB) 발행 기준 상위 6개 대기업 집단(공기업 제외)입니다. 해당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같은 기간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의 경우 발행물량이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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