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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주주 지분율 약화' 호텔롯데, 공모구조 어떻게 구주매출 없이는 신주물량 극대화 필요…L社 구주매출 물량 관건

임정수 기자공개 2015-08-13 16:14:22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2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공모 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가 상장을 통해 국적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을 상당 폭 낮추는 방향으로 공모 구조를 짜야 한다. 이와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용 자금 마련과 신동빈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안정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동빈 한일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열린 '대국민 사과'에서 호텔롯데 상장과 그룹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의 80%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한일간 주주 지분율을 희석시켜 롯데그룹에 대한 국적 논란을 완화하는 동시에 거미줄 순환출자 방식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IB)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역대 최대급의 상장 주관을 맡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 대한 명확한 솔루션을 갖고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호텔롯데의 예상 공모 구조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 때도 삼성 지배구조에 대한 이해와 공모 구조가 주관사 선정에 핵심 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며 "롯데 측 의중을 잘 파악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계 주주의 지배력 약화 △지배구조 개선용 자금 마련 △지배구조 안정 등이다.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L투자회사들이 최대한 많은 양의 구주 매출을 하도록 유도하거나,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일본 측 주주의 영향력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증권업계 내에서도 양측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계 주주들의 구주 매출 여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투자회사들이 구주 매출에 나서지 않으면 신주 물량을 많이 늘려야 한다. 또 지배구조 개편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고 호텔롯데의 자금 부담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신주 발행 규모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호텔롯데는 3월 말 현재 순자산이 10조 원에 달한다. 5조~6조 원 규모의 부동산, 그룹 계열사 주식, 지주회사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시가총액이 2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호텔롯데는 일본롯데홀딩스(19%)와 L투자회사(78%)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다. 구주 매출 없이 신주 만으로 일본 주주들의 지분율을 낮추려면 막대한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야 한다. 구주 매출 없이는 10조 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주 매출 규모에 따라 신주 물량을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주와 구주를 합친 공모 물량이 전체 시가총액의 30~50%는 돼야 일본 주주들 지분율이 충분히 낮아져 국적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장 목적을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 약화라고 공표한 만큼 구주 매출이 적게 이뤄진다면 신주 물량이 충분히 나와줘야 하지 않겠냐"고 진단했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규모 자금이 소요된다는 점도 신주 물량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신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에 7조 원의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호텔롯데가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장 많은 자금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가치가 20조 원이라고 가정하면 신주를 20~30%만 발행해도 4조~6조 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주 물량을 무작정 많이 늘릴 경우 지배구조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주 규모를 최소화하면서 구주 매출을 최대한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전체 지배구조를 흔들 정도로 신주 물량을 많이 늘리기는 어렵다"면서 "최대한 구주 매출을 유도하고 그에 따라 신주 물량을 정하는 게 순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신 회장이 오는 1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낼 경우 한일 롯데에 대한 장악력을 바탕으로 L투자회사의 구주 매출을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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