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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버스 위력…상권 들었다 놨다 강남상권의 위력, 위기의 동네상권③광역버스전용차로 시행 이후, 강남상권 집중 강해져

이상균 기자/ 이충희 기자공개 2015-12-04 17:06:50

[편집자주]

경제력 집중 현상은 비단 기업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상권도 마찬가지다. 지하철과 광역버스, KTX 등 교통 인프라 구축은 대형 상권을 더욱 살찌우고 경쟁관계 혹은 보완관계였던 동네상권을 흡수하거나 없애 버린다. 강남 상권은 지하철역 2호선과 광역버스 덕분에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첫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 상권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1년 10월 개통한 신분당선은 화룡점정이 됐다. 이제 강남상권은 경기도 남부의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 과거 영화를 누리다가 강남상권의 확대로 이제는 쇠락해버린 정자상권, 변화의 기로에 선 이수상권, 강남상권의 영향을 간신히 피한 서현과 야탑상권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7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분당선 개통 이후 그 위력이 상대적으로 반감됐다는 느낌을 받지만 광역버스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강남상권의 집중현상을 부추기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분당 최대 상권인 서현도 광역버스 효과로 소비층을 뺏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대로 분당에서 유일하게 광역버스와 신분당선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은 야탑이다. 교통이 다소 불편하다는 단점은 상권을 지켜내는 방패로 작용하고 있다.

◇서현~강남 이동 시간, 50분→30분 단축

분당과 서울을 오가던 광역버스는 지난 2008년 일대 전환기를 맞는다.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가 한남대교 남단에서 오산까지 확대 시행된 것이다. 시행 이전, 서현에서 강남으로 이동하던 광역버스는 분당-내곡 고속화도로를 이용했다. 노선은 서현-판교IC-양재IC-양재역-뱅뱅사거리-강남역-교보타워-논현역-신사역 순이다. 시행 이후에는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2010년부터 서현-판교IC-반포IC-신논현역-강남역-양재역-뱅뱅사거리-양재IC로 가는 노선이 자리잡았다. 서현역~강남역 이동 시간은 기존 50분에서 30분 이내로 단축됐다.

여기에 2008년 9월부터 광역버스 환승제도가 실시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광역버스와 마을버스, 지하철간 환승할인이 가능해졌다. 광역버스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강남과 명동 등 서울 대형상권과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승객들이 늘어났고 덩달아 광역버스 노선 숫자도 증가했다. 때마침 이 시기는 서현상권에 위치한 삼성물산 본사가 서초사옥으로 이동한 시기와 겹친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유민준 부동산팀장은 "서현역은 지하철보다 광역버스 타격이 훨씬 컸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강남상권 상인들은 광역버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며 "광역버스 덕분에 분당과 용인, 수지, 안양, 수원 등지의 상권이 강남으로 쏠리는 빨대효과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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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버스·신분당선 피한 야탑상권

성남에서 신시가지와 구시가지의 접점에 위치해 있는 야탑상권은 신분당선과 광역버스에서 자유로운 지역이다. 광역버스가 있긴 하지만 노선이 6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강남역까지 가는 노선은 한 개(1005번)뿐이다. 서현역의 서울방면 광역버스 노선은 14개에 달한다. 기존 분당선을 이용한 뒤, 신분당선으로 환승해 강남역으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30분 이상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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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탑상권 지도.

야탑상권의 주 소비층도 상대적으로 높은 30~40대다. 20대와 달리 굳이 서울의 대형 상권으로 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지 않다. 지난 23일 찾아간 야탑상권은 정자, 서현상권과는 차이가 컸다. 성인용품과 마사지, 나이트크럽, 룸살롱 등 유흥업소가 중심에 위치했고 그 주변으로 음식점과 술집 등이 위치했다. 24시간 문을 여는 감자탕과 양꼬치, 족발 집 등이 눈에 띄었다. 젊은 층을 겨냥한 프랜차이즈나 패스트푸드 지점은 보이지 않았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 대표는 "이곳은 30~50대 직장인들을 겨냥한 유흥업소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음식이나 물건 값이 무조건 싸야 먹힌다"고 말했다. 지하철 역 안에 염가의 화장품과 음식, 주방용품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정자와 서현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면들이다. 매매가는 평당 4000만원 안팎이며 임대료는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 250만원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편이다.

야탑상권의 주 타깃층은 야탑역에서 2.4km 떨어진 분당테크노파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다. A부터 E동까지 총 5개동에 6300명이 근무한다. 아파트형 공장이 자리 잡은 이곳에는 생산직 직원들이 많다. 야탑역에서 꽤나 떨어진 거리이지만 분당테크노파크 주변에는 상권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야탑으로 몰린다.

야탑
야탑상권 전경.

야탑역 바로 옆에 자리 잡은 대법원 전산정보센터 직원들과 구(舊)성남 시가지의 주민들도 야탑상권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야탑지역 공인중개사 대표는 "분당에서 연령대가 높은 이들이 푸짐하게 음식을 먹고 싶다면 야탑역의 먹자골목으로 간다"며 "이 지역 상인들은 강남상권의 영향력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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