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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3300억 지원 '백기사' 따로 있다 베일 가려진 채 인수금융에 대규모 신용보강...복잡한 금융구조 속 제3의 우군 확보

윤동희 기자공개 2015-12-30 11:04:12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9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 인수대급 납입이 완료된 가운데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지원한 3300억 원의 자기자본 대출에 리스크 헷지 장치를 걸어둔 것으로 확인됐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대기업을 제외하고 백기사 역할을 자청한 별도의 보증인이 있다는 관측이다.

금호그룹은 29일 박삼구 회장이 채권단에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 원을 납입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박 회장은 금호기업을 통해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지배한다.

박 회장은 특수목적법인 금호기업을 통해 자금을 모집했다. 코오롱 등 다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케이에이, 금호문화재단 등을 주주로 확보했다. 최근에는 박 회장이 설립한 아시아펀드가 금호기업에 370억 원을 투자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발행으로 모집한 자금은 32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남은 자금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했는데 직접 금호산업 지분을 취득한 CJ 몫을 제외하면 인수금융이 담당하게 될 규모는 3400억 원 가량이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29일 금호산업 인수금융으로 3300억 원을 자기자본(PI)으로 직접 대출했다. CJ대한통운 지분을 제외한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증권사가 3300억 원이라는 금액을 단독 부담하는 것에 대해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됐으나 대출기간과 금리를 조정해 최종적으로 내부 투자심의원회를 통과시켰다. NH투자증권은 NH-CA자산운용 론(Loan)펀드에도 이번 금호산업 인수금융 물량을 할당치 않기로 했다.

주목할 점은 아직 베일에 쌓인 NH투자증권의 인수금융 구조다.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한 1년 6월짜리 단순 담보대출처럼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거래구조가 상당히 복잡하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3300억 원이) NH투자증권에서 나온 것은 맞지만 금융상품으로 헷지하고 일부는 팔고, 정리하는 등 구조가 복잡하다"며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리스크를 지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순하게 말하면 3300억 원 중 일부는 NH투자증권이 직접 대출했으나 나머지는 제 3자로부터 보증을 받고 대출만 했다는 의미다. 박 회장이 코오롱이나 CJ 이외의 백기사를 확보한 셈이다.

인수금융에 대한 제3자 보증은 거래 구조가 확정되기 이전부터 유력한 시나리오로 관측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호산업 인수금융에서 박 회장이 신용보강을 받고 진행한다"며 "국내에서 회사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이라고 했었다.

NH투자증권이 직접 대출을 하기는 했으나 실질적으로는 별도의 회사가 보증이라는 방식을 통해 우회적으로 박 회장을 지원했다는 얘기다. 대기업이나 제1 금융권 등 비교적 재무구조가 탄탄한 곳에서 신용을 보강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인수금융에 보증을 선 회사가 어디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보증에 대한 대가로 5.5%의 대출이자에 더해 보증 수수료까지 받을 경우 박 회장의 상환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보증 수수료를 받기 힘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 경우 신용 보강에 나선 회사의 배임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사안의 복잡성을 감안해 보증에 나서는 회사에 대한 정보는 비밀에 부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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