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멍드는 카드사]삼성카드, 年순익 800억 증발③줄일만큼 줄인 비용 또 줄여야..금융계열사 중 수익 기여도 감소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0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13년 '신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가 첫 적용됐을 당시 삼성카드의 수익성 지표는 일제히 하락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12년 4.4%에서 2013년 2.0%로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6.5%에서 2.3%로 급락했다. 적극적인 비용 감소 전략을 통해 피해 규모를 최소화 하는데 주력했지만 수익성 하락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달 31일 추가로 실행되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규제를 주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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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연간 800억 증발 전망…계열 금융사 대비 비중 위축 우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연매출 3억 원 이하의 모든 영세·중소가맹점(전체 가맹점의 81%)의 카드수수료율을 동일하게 0.7%포인트 인하하고, 연매출 3억∼10억 원(전체 가맹점의 11%)의 일반가맹점 수수료율에 대해서도 적정원가를 토대로 결정하되 평균 0.3%포인트 내리도록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수수료율 인하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1월 말 부터 가맹점 수수료율을 매출 규모별로 0.5~0.7%포인트씩 인하해야 한다.
삼성카드의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연간 67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4년 말 기준 전체 신용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이익은 9조 9634억 원.
단순 계산으로 전체 카드사의 수수료 이익이 9조 9634억 원에서 6700억 원 만큼 줄어들어 대략 6.72%의 감소율이 예상된다. 삼성카드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 이익(1조 2196억 원)의 6.72%인 819억 원 가량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영세·중소형 가맹점 수수료 비중이 낮아 수익성 타격은 타 카드사 대비 덜한 편이라 할 수 있지만 적지 않은 규모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삼성카드의 수익성이 한풀 꺾이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게 카드업계 분석이다.
적지 않은 수수료 수익 감소에 더해 심리적 타격 또한 상당하다는 전망이 많다. 삼성그룹은 '1등주의'로 유명하다. 그렇지 않아도 카드 시장에서 1등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삼성카드는 이번 규제가 시행되면 1등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M/S)은 업계 2위(2015년 상반기 16.1%)를 차지하고 있지만 상위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1등 신한카드(2015년 상반기 19.7%)와의 점유율 격차도 커 삼성그룹의 '1등주의'에 부합하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계열 금융사 내 삼성카드의 수익 비중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2014년의 경우 순익 증가율이 전년 대비 140% 증가해 금융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성장율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는 제일모직 등 계열사 지분 매각에 따른 5000억 원의 처분이익이 순익에 반영된 일회성 효과에 불과했다.
2015년 3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의 경우 1.9%로 금융 계열사 중 가장 높지만 삼성화재나 삼성생명·및 삼성증권의 덩치를 고려하면 비교 자체가 무리다. 기업에 투자된 자본금을 활용한 수익성 여부를 말해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같은 기간 5,3%로, 삼성화재(9.61%)나 삼성증권(9.6%)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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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일대로 줄인 비용…수익성 악화 상쇄할까
새로운 수익 기반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 하기 위해선 결국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미 삼성카드는 지난 2013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 과정에서 비용 절감 역량을 충분히 발휘한 바 있다. 당시 판관비를 전년 대비 약 2000억 원(9.7%) 감소시키며, 판관비용률을 당초 15~16%에서 12%대로 떨어뜨렸다.
이번에도 삼성카드는 '비용 감소' 카드를 가장 먼저 꺼냈다. 지난해 12월7일 임원 인사를 통해 임원직 8개를 줄이고, 임직원 휴직·전직 지원을 공모 받았으며 희망퇴직을 통해 100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하지만 2013년과 같은 비용 감소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2013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규제 이후 삼성카드는 판관비와 인건비를 지속적으로 줄여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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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마일리지 등 부가서비스 축소도 쉽지 않다는 점에 삼성카드의 고민이 있다. 올해부터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 기간이 1년에서 5년으로 확대된 데다 부당 축소에 대한 감독도 강화됐기 때문이다. 카드 결제와 승인 업무를 대행하는 밴(VAN) 사업자와의 사이에서 VAN 수수료 조정을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겠지만 가맹점수수료에서 VAN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내외에 불과해 손익에 주는 긍정적 효과 역시 크지 않을 전망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증감 여부는 결국 비용 통제에 달려 있다"며" 다만 2013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 규제 이후 비용을 줄일대로 줄여온 터라 2013년과 같은 수익성 악화 상쇄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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