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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롯데주류, 탄산주 출시 미루는 사연 제품개발 완료, 판매 장고...차별화 이미지· 비용 부담 걸림돌

이호정 기자공개 2016-03-08 08:14:14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7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학이 과일맛 소주에 탄산을 섞은 ‘탄산주' 출시를 밝힌 가운데 업계 1, 2위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두 회사 역시 관련 제품 개발을 끝마친 상황으로 출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탄산주의 파급력이 지난해 과일맛 소주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판매에 따른 기회비용 부담으로 두 회사가 출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좋은데이로 유명한 무학은 오는 10일부터 유통업체와 주점 등에서 탄산주인 ‘톡소다'를 판매한다. 또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도 제품개발을 끝마치고 이른 시일 내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톡소다는 트로피칼(열대성 과일) 맛으로 개발됐으며,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가칭 ‘이슬톡톡'과 ‘순하리 탄산' 등도 작년 선보인 과일맛 소주에 탄산을 가미한 형태로 알려졌다.

주류업계가 잇따라 탄산주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작년 하반기 들어 과일맛 소주의 인기가 급작스레 수그러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류회사 입장에서는 미래 주요 고객인 젊은 소비자들을 다시 소주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는 제품의 출시가 절실했다.

이런 상황에 수입맥주가 대약진을 거듭하자 소주회사들이 탄산을 과일맛 소주의 대안으로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젊은층의 입맛 잡기에는 성공했던 과일맛 소주를 기본으로 삼았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이처럼 탄산주에 대한 기대와 달리 출시시점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업체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무학과 보해양조는 수도권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목을 끌 제품이 필요하다. 반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과점 지위자인만큼 시장의 판세를 살핀 후 진입해도 늦진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주류회사 한 관계자는 "과일맛 소주와 마찬가지로 탄산주 역시 일시적으로 인기몰이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출시를 해야겠지만 이에 따른 기회비용 때문에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탄산주를 담을 용기도 확정짓지 못했다. 무학의 톡소다는 기존 소주병에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기존 소주와 차별화 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여부에 적잖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과일맛 소주를 베이스로 만든 제품은 아니지만 앞서 출시된 탄산주인 보해양조의 ‘브라더소다'와 롯데주류의 ‘설중매 매실소다'가 이런 이유로 페트병을 채택했다.

다만 페트병은 기존 유리병과 달리 회수해 재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처리 비용이 그만큼 늘어난다. 출고가를 일반 소주와 거의 엇비슷하게 맞춰야 하는 주류회사 입장에서는 추가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반음식점 등도 납품받기가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우선 빈병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 또한 페트병으로 만들어지면 아무래도 기존 제품보다 차지하는 면적이 넓을 수밖에 없다. 한정된 쇼케이스(주류냉장고) 공간 내에 각종 제품을 진열해야 하는 음식점들의 경우 이래저래 손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무학의 톡소다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도 잇따라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기존 소주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출시를 아예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올 상반기가 지나봐야 탄산주 시장의 윤곽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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