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긴 'NH證', 위기의 SK하이닉스 채권 흥행 견인 [Deal Story]5년물도 오버부킹, 증액 검토…주관사에 대한 신뢰 주효
김병윤 기자공개 2016-05-24 08:10:0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0일 11: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관이 명관' 이번 SK하이닉스의 회사채 대표 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을 빗댈 수 있는 표현이다. SK하이닉스는 회사채 발행을 앞둔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성공적인 수요예측은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SK하이닉스는 최근 업황 부진에 실적이 크게 저하했다. 주가는 수익성 저하 우려에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위기감은 회사채 시장으로 번져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자금 조달에 나선 SK하이닉스는 심사숙고했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리고 국내 최고 IB를 조달 파트너로 삼았다. 올 초 회사채 대표 주관을 맡아 흥행을 이끌었던 NH투자증권을 다시 한 번 찾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SK하이닉스는 단기물뿐 아니라 장기물에서도 오버부킹에 성공하며 증액 발행까지 검토하게 됐다. NH투자증권과 SK하이닉스 간 신뢰와 공조가 빛을 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2년물 500억 원, 5년물 1000억 원 등 총 1700억 원 어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희망금리는 2년물 경우 -15~+5bp, 5년물 경우 0~20bp였다. 대표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수요예측 결과 희망금리 내 총 32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2년물 경우 우효수요는 1700억 원으로 모집액의 3배가 넘는 금액이 몰렸다. 고무적인 것은 최근 들어 상대적으로 장기물로 꼽히게 된 5년물의 흥행이다. 5년물 경우 1000억 원 모집에 1500억 원의 투자 수요가 발생했다.
SK하이닉스는 2년물과 5년물 각각 800억 원, 1500억 원으로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AA급도 장기물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가 업황 우려에도 불구하고 장기물 수요 확보에 성공한 점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돼 있다. 일각에서는 올 4월 한 달 동안 SK하이닉스 매출이 1조 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수익성 우려가 제기된 상황.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63% 감소하면서 실적 우려에 불을 지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DRAM 다운턴으로 인해 실적 둔화는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시장의 우려는 주가 추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2만 6600원에 장을 마쳤다. 1년 전 SK주가는 5만 원 안팎에서 형성됐었다. 한 때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를 차지했던 SK하이닉스는 이제 10위권 유지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던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수익성 추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 이 때 SK하이닉스는 안정을 택했다. 그리고 안정성은 발행 주관사 선정에서도 이어졌다.
NH투자증권은 올 2월 KB투자증권과 SK하이닉스 회사채 발행의 대표 주관을 맡았었다. NH투자증권은 2011년 이후 약 5년 만에 대표 주관을 맡았다. 이번 회사채 발행 규모가 올 2월 대비 회사채 발행량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 탓에 대표 주관사는 단 한 곳이어도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SK하이닉스의 선택은 NH투자증권이었다.
지난해 SK하이닉스 회사채 대표주관은 KB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이번 딜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된 이유는 올 2월 딜에서 성공적인 수요 확보를 이끌었고, 특히 증권신고서 작성 능력이 탁월해 이번 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장기물 수요 부진 등 시장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SK하이닉스의 우량한 유동성 수준과 안정적 재무구조·시장 경쟁력 등을 부각해 이번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이끌어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딜을 계기로 SK하이닉스는 신용도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장에 좋은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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