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 쏠리드 대표, 경영권 걸고 팬택 지원 '승부수' 보유주식 60% 전환사채 담보 제공… 전환권 행사시 최대주주 변경 가능
정호창 기자공개 2016-05-30 08:17:18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7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신장비업체 쏠리드의 창업주인 정준 대표(사진)가 경영권 지분을 담보로 팬택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승부수를 띄워 주목된다. 전환사채를 상환하지 못하거나 채권자가 주식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위를 잃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27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쏠리드는 지난 11일 총 37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원익투자파트너스 펀드가 300억 원, 컴퍼니케이 펀드와 산업은행이 각각 50억 원, 20억 원을 투자해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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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리드는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210억 원을 자회사인 SMA솔루션홀딩스에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SMA솔루션홀딩스는 쏠리드가 지난해 10월 법정관리 중이던 팬택의 지적재산권과 인력, 자산 일부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SMA솔루션홀딩스는 모기업으로부터 대여한 자금을 팬택의 스마트폰 양산과 개발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쏠리드는 팬택 인수와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총 637억 원을 SMA솔루션홀딩스에 지원했다. 팬택이 현재까지 매출없이 비용만 발생하고 있어 모기업인 쏠리드의 지원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운영자금 부족으로 인수 당시 500여명 수준이던 임직원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할 정도로 형편이 좋지 않다.
자체 자금으로 팬택을 지원하는데 한계를 맞게 된 쏠리드는 사채 발행을 통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정 대표 지분 일부가 사채 발행을 위한 담보로 제공됐다.
쏠리드 주식 399만 주(지분율 18.6%)를 갖고 있는 정 대표는 보유주식의 60%에 해당하는 240만 주를 원익투자파트너스 등에 담보로 제공하는 에스크로우계약을 맺었다. 계약불이행 등 약정 위반이 발생할 경우 해당 주식의 처분권이 제한되는 조건이다.
전환사채 300억 원 어치를 인수한 원익투자파트너스 펀드의 경우 현재 전환가액(4731원) 기준으로 634만 여주의 쏠리드 주식을 전환할 수 있다. 이번에 발행된 370억 원의 전환사채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원익투자파트너스는 쏠리드 지분 21.6%를 손에 넣게 된다. 이 경우 정 대표는 지분율이 13.6%로 떨어져 2대주주로 밀려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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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환사채에는 유·무상증자나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격 조정(리픽싱, refixing) 조건이 포함돼 있다. 시가 하락시 최초 전환가액의 70%까지 전환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
쏠리드 주가는 1분기 실적부진과 팬택 지원에 따른 재무부담 증가 등으로 최근 4000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현재와 같은 주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진다면 8월 중순 전환가격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CB 전환가격이 한도치인 70%까지 조정될 경우 주당 전환가는 3312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원익투자파트너스의 전환주식 지분율은 27.7%까지 상승한다. 반대로 정 대표 지분율은 12.2%로 낮아진다. 정 대표가 팬택 재기에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팬택은 스마트폰 신제품 개발을 마치고 현재 최종 테스트 단계를 진행 중이며, 다음 달 25일께 국내 시장에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팬택의 새 제품은 출고가 30만~40만 원 수준의 보급형 모델로 알려졌다. 국내 출시 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집중 공략해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시장에선 승산이 없다고 보고 중저가 시장에서 팬택의 재기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마케팅비 지원에 한계가 있는 쏠리드와 팬택이 경쟁이 치열한 중저가폰 시장에서 어떤 전략으로 흥행 성공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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