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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첫 CP 무려 2000억..채권 상환 후 유동성 보충 조기상환 회사채 동일 물량, 차입금 만기 구조 단기화

김진희 기자공개 2016-07-11 08:18:19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8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기업어음(CP) 시장에서 처음으로 조달에 나섰다. 발행액만 무려 2000억 원에 달한다. 조기상환한 장기 회사채 물량만큼 기업어음을 발행해 유동성 유출입을 맞췄다.차입금 규모는 그대로인데 만기구조만 짧아진 셈이다.

이번 기업어음 발행은 단기 자금 위주의 조달전략 선회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데도 의미가 있다.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는 있지만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카카오는 2000억 원의 3개월 만기 CP를 발행했다.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우량한 장기신용등급(AA-)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는 기업어음 발행을 앞두고 의뢰한 단기신용등급평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A1'을 부여받았다.

기업어음을 통한 첫 조달에서 2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마련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달 실시한 회사채 바이백에서 웃돈을 얹어 상환한 금액과 같은 물량이다. 카카오는 지난 6월 개별민평의 -10~-15bp 수준으로 회사채를 조기상환했다.

상환한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장기물인 5년물 300억 원, 3년물 1700억 원이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 잔액은 전환사채 포함 7700억 원에서 5700억 원으로 감소했다.

당시 카카오가 밝힌 조기상환의 목적은 차입금 축소, 이자비용 절감을 통한 재무부담 감축이다. 그러나 상환에 투입한 현금성 자산을 감안하면 순차입금 축소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기평가 시즌 중 급작스럽게 실시한 회사채 조기상환은 차입부담으로 인한 등급 하락 위기감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카카오의 재무지표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이후 급격히 나빠졌다. 부채비율은 2014년 12.37%에서 지난해 23.32%, 올해 3월 51.89%로 증가했다. 차입금은 1조 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카카오가 로엔 인수 후 다양한 자금조달을 시도하는 단계로 보인다"며 "카카오 드라이버 등 신규 서비스 실적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이라 단기 위주의 조달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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