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스티로봇, 日 자회사와 수상한 대여금 거래 대여금, 충당금 설정후 지분 헐값매각···"배임·횡령 소지"
김동희 기자공개 2016-10-19 08:09:34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8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인 디에스티로봇의 대여금 거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자회사에 약 30억 원의 자금을 빌려주자마자 바로 받지 못할 돈으로 회계처리해 고의로 자금을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디에스티로봇은 일본 자회사를 헐값에 매각한 뒤 대여금을 모두 출자전환해 이 같은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자회사를 매입한 주체 역시 디에스티로봇 경영권 인수에 참여한 중국 측 주주로 알려져 횡령·배임으로 인한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디에스티로봇은 작년 5월 100%(15만 8180주) 자회사인 아이텍코퍼레이션(AITEC Corporation, 이하 아이텍)에 3억 1000만 엔(당시 환율 기준 한화 약 28억 원)을 빌려줬다. 아이텍의 대부금 상환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사외이사와 감사가 참여한 이사회 결의를 통해 5.5%의 아자율로 1년 1개월간 자금을 대여키로 했다.
아이텍은 반도체, LCD 등의 제조장치를 생산·판매하고 있었으나 실적이 좋지 못했다. 2014년 말 기준 매출액은 40억 원에 당기순손실 5억 원을 기록했다. 누적 적자도 심했다.
디에스티로봇은 아이텍에 대여금을 지급하자마자 바로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처음부터 받지 못할 자금으로 판단하고 자금을 빌려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디에스티로봇이 공시한 지난해 반기보고서에는 단기대여금 28억 7976만 원과 함께 대손충당금 28억 4316만 원이 함께 기재돼 있다. 대여금을 지급한 지 한 달 만에 충당금으로 인식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디에스티로봇은 대여금을 지급한 지 두 달만에 아이텍 주식을 모두 처분키로 결정했다. 실사를 거쳐 최대주주인 베이징링크선테크놀러지(이하 베이징링크선)나 베이징링크선이 대주주인 회사에 매각하기로 했다.
작년 9월 30일 결국 디에스티로봇은 아이텍 지분 100%(15만 8180원)를 1달러(환율 기준 1195원)에 처분했다. 3년간 발생한 누적영업손실과 완전자본잠식을 반영해 사실상 기업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수주체는 당초 베이징링크선으로 공시됐지만 최종적으로 홍콩의 UF홀딩스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UF홀딩스는 디에스티로봇의 2대주주인 리드드래곤유한공사(이하 리드드래곤)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UF홀딩스 대표는 현재 코스닥상상장사 코아로직의 대표를 맡고 있는 차오위즈(QIAO YUZHI)다. 코아로직의 최대주주는 리드드래곤으로 차이위즈와 특수관계자로 묶여있다. 리드드래곤은 2008년 1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투자회사로 중국인 리밍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리밍은 디에스티로봇의 등기임원(사외이사)이기도 해 아이텍 매각을 결정하는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디에스티로봇은 올해 4월 22일 아이텍에 빌려준 대여금을 모두 출자전환해 채무관계를 정리했다. 확보한 지분은 1%다. 일본 자회사에 자금을 빌려준 지 1년여 만에 대여금이 완전히 받지못할 돈으로 바뀐 것이다.
당시 의사결정은 디에스티로봇을 새롭게 인수한 중국 측 이사진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인 베이징링크선테크놀러지는 작년 초 리드드래콘컨소시엄을 구성해 디에스티로봇을 110억 원에 인수했다. 베이징링크선테크놀러지가 83억 원을, 리드드래곤이 27억 원을 지급했다
일각에서는 디에스티로봇의 이 같은 대여금 거래가 명백한 횡령·배임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본 자회사의 자금거래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대여금 지급 즉시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것을 감안할 때 디에스티로봇 경영진들이 상환받지 못할 것을 알고도 자회사에 자금을 빌려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파악해 살펴봐야 하겠지만 대여금 거래가 경영권 인수자들을 통해 이뤄진 것을 볼 때 횡령·배임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법무법인의 변호사도 "배임·횡령 혐의를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정상적인 투자여부를 살피기 위해 디에스티로봇이 자회사에 대여금을 지급하고도 지분을 매각했어야 했던 이유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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