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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나타난 '금강제화㈜', 논현빌딩 매입 2004년 '금화'와 합병소멸 후 재등장, 오너 소유·부동산 임대 관측

길진홍 기자/ 고설봉 기자공개 2017-01-12 08:28:01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1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강제화그룹이 삼성물산으로부터 사들인 논현빌딩 매입 주체가 관계사인 금강제화㈜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주력 계열사인 ㈜금강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했으나 이례적으로 중장기간 영업활동이 뜸한 금강제화㈜가 거래 전면에 나섰다.

금강제화㈜는 지난 2004년 그룹 지주사인 금화(옛 금화상사)에 흡수돼 소멸됐으나, 이후 다시 법인 설립 과정을 거쳐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합병으로 사라진 법인명을 부활시킨 것으로, 이번 거래를 통해 본격적으로 부동산 임대업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논현빌딩
<논현빌딩 전경 /출처: 다음 로드뷰>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강제화㈜는 최근 삼성물산과 옛 제일모직 소유인 논현빌딩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가는 460억 원으로 계약금을 지급하고, 잔금 납부를 앞두고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논현빌딩은 지하 3층에 지상 11층 규모로, 연면적은 4622㎡이다. 금강제화㈜가 소유권 이전을 마치면 현재 임차 중인 에잇세컨즈 등이 사무실을 비울 예정이다

금강제화㈜의 이번 빌딩 매입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금강제화㈜는 그 동안 영업활동이 거의 없었던 데다 그룹 내에서도 존재 사실을 아는 이들이 드물다.

부동산임대업을 주업으로 하던 금강제화㈜는 지난 2004년 7월 금화와 합병 후 소멸됐다. 금화와 금강제화㈜간 1대 0.655의 비율로 합병이 이뤄졌다. 당시 합병직후 공개된 김정훈 부사장의 금화 지분율은 81.85%이다. 김 부사장의 부친인 김성환 회장의 지분율은 18.15%에 그쳤다. 금화는 주력사인 금강을 지배한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이다. 금강제화㈜를 활용한 일종의 가업승계가 이뤄진 셈이다.

금강제화㈜는 그러나 그 해 8월 사업자등록을 거쳐 법인명이 부활한다. 사업 목적은 부동산 임대업과 피혁가공 판매업 등으로 이전과 동일하다. 상징적인 차원에서 그룹 모태 격인 법인명을 다시 살려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금강제화㈜는 별도 대표이사를 두고 있지 않으며, 등기임원으로 ㈜금강의 감사를 맡고 있는 주병혁 씨가 등재돼 있다.

이번 빌딩 거래로 한동안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던 금강제화㈜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거래 관계자에 따르면 금강제화그룹 경영진은 9곳의 관계사 중 인수 주체를 놓고 고민하다, 금강제화㈜를 최종 낙점했다.

금강제화㈜를 통한 부동산매입은 여러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계열사에 건물 임대 등을 통해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금강제화 지배 다시

금강제화그룹은 논현빌딩을 금강 및 계열사들의 사옥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른자위 땅인 강남역 인근 금강제화빌딩에 상주중인 임직원들을 논현빌딩으로 이전시키고, 재 임대를 놓는 방안이 거론된다. 목 좋은 곳을 외부에 임대해 수익을 극대화 하고, 상대적으로 임차비용이 저렴한 곳에 새 둥지를 튼다는 전략이다. 계열사로부터 논현빌딩에 유입되는 임대료는 금강제화㈜의 수익으로 잡힌다.

금강제화㈜의 지분 소유 관계는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감사보고서에 금강제화㈜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사가 전무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오너일가 소유일 가능성이 크다. 창업주 3세인 김 부사장은 현재 금화 외에 갈라인터내셔널(50%), 비제바노(100%)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금강제화그룹 측은 "금강제화㈜의 법인 존재 여부와 빌딩 거래 현황 등을 안에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거래가 마무리되면 등기부등본을 통해 건물을 매입한 계열사 현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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