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된' 창투사, 중기청은 왜 막았나 [창업·벤처 PEF 출현②]중기청, PEF의 보증·융자 가능 조항 우려…금융위와 의견 대립
류 석 기자/ 이호정 기자공개 2017-02-20 08:32:16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4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업·벤처 사모투자펀드(PEF)의 등장이 예고된 가운데,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이 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들의 창업 벤처 PEF 결성을 막은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창업·벤처 PEF 제도 신설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와 중기청의 의견 대립이 창투사가 이번 창업·벤처 PEF 결성 주체에서 배제된 근본 원인으로 파악된다.상당수의 창투사들은 벤처투자 분야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중기청이 반대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반면, 중기청은 창투사들의 벤처투자 활동에 창업·벤처 PEF 제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반대했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시장법(자본시장법 및 조세특례 제한법) 개정안 신설 규정(제249조의 23)에 따르면 중기청에 등록된 창투사는 창업·벤처 PEF를 결성할 수 없다. 다른 펀드 운용사들과는 다르게 창투사들만 벤처조합 수준의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PEF를 결성할 수 없는 것이다.
창업·벤처 PEF는 의무 운용기간 등 관련 제도는 일반 PEF와 기업재무안정 PEF와 동일하다. 다른 점은 기존 PEF와는 다르게 경영참여 목적의 투자가 아닌 작은 비율의 지분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창업·벤처 PEF는 일반 벤처조합으로는 투자가 제한돼 있는 벤처기업 구주 투자도 가능하며, 상장사 투자에도 제한이 없다.
PEF를 결성해 놓고 약정총액의 50% 이상만 창업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면 출자금에 대한 소득공제, 증권 거래세 면제 등 벤처조합과 유사한 수준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법 개정을 주도한 금융위는 중기청의 반대만 없었다면 창투사도 창업 벤처 PEF를 결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협의 과정에서 중기청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금융위가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중기청은 창업 벤처 PEF가 기업에 대한 보증·융자와 부동산 투자 등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창투사의 창업·벤처 PEF 결성을 반대했다. 창투사들이 창업 벤처 PEF를 결성해놓고 벤처기업 투자보다는 융자와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박종찬 중기청 벤처투자과장은 "창투사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인데, PEF의 경우 투자 말고 기업들에 대해 보증·융자도 가능토록 돼 있다"며 "개정안 협의 과정에서 금융위 측에 보증·융자에 대한 부분을 제한해주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금융위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우리의 주장을 벤처캐피탈협회도 받아들였고, 업계의 의견을 청취한 후 결정한 사항"이라며 "모든 창투사가 창업·벤처 PEF 결성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금융위와 법 개정을 함께한 금융감독원도 법 개정 협의 과정에서 이러한 중기청의 논리를 인정했다. 나아가 창투사에게 창업·벤처 PEF 결성을 하용하는 것은 과도한 혜택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창투사들은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벤처조합을 결성할 수 있는 혜택을 이미 보고 있다"며 "창투사에게 창업·벤처 PEF를 결성할 수 있도록 하는 이중 지원을 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창업투자 업계에서는 이러한 중기청의 주장이 과도한 우려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벤처 투자로 수익을 내오던 창투사들이 융자와 부동산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 창투사 대표는 "벤처 투자에 전문성이 있는 창투사들이 창업·벤처 PEF를 결성할 수 있었다면, 벤처 투자는 더욱 활기를 띠게 됐을 것이 뻔한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창투사들이 가장 잘하는 투자는 벤처기업 투자인데, 부동산 투자를 과연 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창투사 대표는 "창업·벤처 PEF 결성을 모든 창투사가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성 여부는 창투사가 결정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며 "중기청이 모든 창투사의 입장을 들어본 것도 아닌데, 창투사의 창업·벤처 PEF의 결성을 막은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