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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직격탄…화장품 IPO 어쩌나 에스디생명공학 수요예측 저조…상장시점·밸류 눈치보기 한창

김진희 기자공개 2017-02-24 17:08:35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2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에 기업공개(IPO)를 앞둔 화장품업체들이 울상이다. IPO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 배치에 대한 보복이 겹치면서 화장품주에 대한 투심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일부 기업의 일정 연기 가능성도 점쳐진다.

◇ 에스디생명공학 수요예측 참패에 업계 불안감↑

화장품업계 올해 IPO 첫 주자로 주목을 받았던 마스크팩 제조업체 에스디생명공학이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중국발 악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수요예측 결과, 희망공모밴드(1만 5000~1만 8000원)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참여자가 83%에 달했다. 결국 하단 대비 20% 낮은 가격인 1만 2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규모는 최대 1080억 원에서 절반수준인 576억 원으로 정해졌다.

청약성적 역시 부진했다. 공동 대표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이 집계한 청약 경쟁률은 2.38대 1을 기록했고 모집된 청약증거금은 136억 원이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쟁률은 0.71대 1로 미달이 발생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주력제품 중국 위생허가를 받은 상태라 제재 강도가 높아져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었지만 화장품주 전반에 대한 투심위축은 막지 못 했다.

한 기관투자가는 "회사와 투자자의 눈높이가 달랐다"며 "최근 투자가들이 파악하는 화장품주 밸류에이션 수준으로 보면 에스디생명공학의 공모가도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모가 산정에 주로 활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화장품 업계 평균은 2015년 30~50배까지 올랐다가 2016년 말 20배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에스디생명공학은 희망공모가 산정에 PER 26.42배를 적용했고 이에 28~40%를 할인한 밴드를 제시했다.

◇ 상장 시점 눈치보기 한창…한불화장품 "자회사로 흡수합병"

올해 IPO 시장 분위기를 가를 업종 첫 주자 에스디생명공학의 수요예측 이후 후발주자들은 눈치보기에 한창이다. 지난해 상장을 염두에 뒀다 일정을 연기한 클레어스코리아, 지디케이화장품 등이 상장 일정을 두고 고심 중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화장품주에 대한 저평가에 따라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화장품 용기업체들도 어두운 전망은 마찬가지다. 펌텍코리아, 장업시스템, 아우딘퓨쳐스 등이 IPO 준비 기업으로 꼽힌다. 화장품, 화장품 원료, 화장품 용기 업체들은 우선 에스디생명공학의 주가 추이를 모니터링하며 적당한 밸류에이션 제시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한불화장품의 행보가 눈에 띈다. 한불화장품은 지난해 IPO를 고려했다가 화장품주에 대한 투심위축을 감안해 최근 자회사 잇츠스킨으로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우회적인 방법으로 상장사 지위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수요예측을 통한 가격결정에서 만족할만한 밸류에이션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실적으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2월 중순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실시한 넌딜로드쇼(NDR)에서 중국시장 마스크팩 시장 점유율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해 2000만 달러 수출을 기록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총 매출의 약 55%가 해외 매출에서 발생한다. 2015년 수출은 500만 달러 규모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화장품주에 대한 전반적인 투심이 약화된 상황이지만 최근 매출 성장성에 자신 있는 기업이라면 오히려 상장 후 주가상승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라며 "다만 2015년 호황기 대비 밸류에이션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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