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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 명의개서 대행기관 선정…IPO 가시권? 예탁결제원과 계약, '통일주권 발행' 상장 요건 충족

박창현 기자/ 김성미 기자공개 2017-06-02 07:38:32

이 기사는 2017년 05월 31일 0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계열사인 BC카드가 효율적인 주주 관리를 위해 명의개서 대행기관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을 선정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주식 사무 처리 작업의 일환으로 하반기 중 통일규격유가증권(이하 통일주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통일주권 발행이 기업공개(IPO) 진행의 필수 요건이라는 점에서 BC카드 상장 추진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다만 BC카드 측은 주주들의 주식 매매 편의를 위한 조치일 뿐 상장 추진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최근 명의개서 대행기관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해 최종적으로 한국예탁결제원과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입찰에는 한국예탁결제원 외에도 대행 라이선스를 가진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이 모두 참여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실무에 나설 예정이다.

명의개서는 주주명부에 주주의 성명과 주소를 기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주는 주총 통지서 수령과 배당금 수취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반드시 주주명부에 이름을 등재해야 한다. 원래 명의개서는 본점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무엇보다 주주들의 불편 때문에 관련 업무를 대행기관에게 맡기고 있다.

BC카드의 명의개서 대행기관 선정이 업계의 이목을 끄는 것은 '상장 가능성' 때문이다. 대행기관은 주주 명부를 관리하고 주식 관련 사무를 일괄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 같은 주식 관리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대행기관은 기존 주식을 증권예탁원에 예탁이 가능하고, 증권계좌간에 위탁거래가 가능한 통일주권으로 바꿔서 발행한다.

결국 명의개서 대행기관을 선정했다는 것은 통일 주권을 발행한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기존 주식을 증권법상 인정된 주권으로 대체해 사용 편리성과 거래 안전성을 도모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비상장사는 통일주권을 발행할 이유가 별로 없다. 대체로 소수 주주로 이뤄져 있어 주주 관리가 용이하고, 무엇보다 통일주권을 발행하려면 비용이 든다. 따라서 굳이 나서서할 필요가 없는 조치다.

하지만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반드시 통일주권을 발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게 명의개선 대행기관을 선정하는 것은 기업공개를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것과 마찬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BC카드 역시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통일주권 발행의 필요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BC카드는 KT가 69.5%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나머지 주주들도 카드 사업을 위해 출자한 우리카드, 농협, 중소기업은행, 대구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대부분이다. 1% 지분만 우리사주조합 등 개인주주들이 갖고 있다. 실제 BC카드는 1983년 설립 이후 지난 35년 간 자체적으로 주주 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통일 주권 발행에 나서면서 궁극적으로 상장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BC카드 입장에서도 현재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카드 시장 성숙과 핀테크 등 급격한 시장 변화 여파로 외형 확대와 수익성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3년 간 매출은 3조 원 대에서 정체돼있고, 영업이익은 널뛰기를 하고 있다. 2014년 1711억 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2780억 원으로 뛰었다가 지난해 다시 2108억 원으로 떨어졌다. 카드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대주주인 KT 역시 비씨카드 상장을 통해 6년 간의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KT는 2011년 BC카드를 인수해 금융 분야에 진출했다. 연착륙에 성공한 만큼 자금 회수에 대한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더욱이 KT는 5G 사업과 유뮤선 전화시설 확충, 신성장사업 기반 확충을 위해 올해에만 2조 4000억 원의 투자 집행 계획을 갖고 있다. 네트워크 고도화 작업에 따른 투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자금 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비씨카드 구주 매출을 통해 투자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비씨카드 측은 통일주권 발행은 총 1% 지분을 가진 소액 주주들을 위한 편의 제공 차원일 뿐 상장과 관계 없다며 선을 그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우리사주 물량을 갖고 있는 직원들이 은퇴 후 주식을 팔려고 해도 기존 주식이 비규격 주식이라 매매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의개서 대행기관을 선정해 통일주권을 발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기업공개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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