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15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 구조를 보면 인수주체는 명확해요"이틀 전 만난 한 IB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 인수주체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딜 구조를 꼽았다. 우리은행은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아주캐피탈 인수목적 펀드에 후순위로 1000억 원을 출자한다. 리스크를 짊어지면서 나머지 LP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이 관계자는 딜 구조상 우리은행이 펀드 종료 후 아주캐피탈을 수월하게 인수하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과점주주들이 LP로 참여하는 것 역시 우리은행의 우호지분 확보로 해석했다. 두달 전 아주캐피탈서 진행된 실사도 우리은행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스스로 인수주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공교롭게도 그 근거 역시 딜 구조다. 아주캐피탈 딜은 2000억 원 가량의 펀드(Equity)와 1000억 원 가량의 인수금융(Loan)으로 구성된다. 우리은행 투자분은 펀드에만 국한됐다. 후순위 출자인 덕에 펀드 종료 후 지분을 털고 나갈 여지도 있다.
이달 말께 매수자와 매도자 간 SPC(특수목적법인) 계약이 체결되고나면 우리은행 자회사로 편입되는 건 아주캐피탈이 아닌 펀드라는 게 우리은행 설명이다. "이번 딜 참여는 커머셜(commercial)한 목적의 투자"라는 우리은행 관계자는 펀드 만기가 풀리는 2년 뒤 지분을 전부 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의 인수주체일지 딜 구조만 봐서는 알 수가 없다. 힌트는 타이밍에 있다.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을 인수한다'는 얘기는 두어달 전 처음 나왔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당시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며 "자회사 인수는 지주회사 전환 이후에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타이밍'을 고려하면 결국 인수주체는 우리은행이다. 후순위 출자로 우리은행이 스스로의 명분을 세운 아주캐피탈 펀드는 2년짜리 시한부다. 우리은행은 내년께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 '자회사 인수는 지주사 전환 이후'라는 이 행장의 가이드는 분명하다. 2년 뒤 지주사를 갖췄을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면서 펀드에서 엑시트(Exit)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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