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조 투자' CJ그룹, 계열 전반 신용도 타격 [그룹조달&신용이슈]차입 투자, 재무구조 악화…신평사 "신용등급 하향 압력 증가"
임정수 기자공개 2017-07-31 15:10:45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8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36조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투자 규모가 CJ그룹의 영업창출력 대비 워낙 과도한 수준이어서 차입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CJ대한통운 인수, 터키 마르스사 인수 등으로 재무 부담이 과도한 상황에서 추가로 차입 규모가 커질 경우 주요 계열사의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회사채 발행 물량 급증…차입구조 개선·대규모 투자
28일 더벨에 따르면 CJ그룹은 올해 총 1조 2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CJ제일제당(4000억 원), CJ대한통운(3300억 원), CJ헬로비전(1800억 원), CJ E&M(1800억 원), CJ프레시웨이(500억 원) 등의 순으로 회사채 발행 물량이 많았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회사채 발행액이 2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채 발행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이 차입금 만기 구조 개선에 나서면서 회사채 발행 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CJ그룹 계열사 대부분은 확보한 유동성을 만기 회사채 상환과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금리가 많이 오르기 전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장기 조달 비중을 늘려 놓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향후 시장성 조달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차입금 만기 구조 다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대규모 투자 자금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월드 베스트 씨제이(World Best CJ)'를 천명하면서 2020년까지 36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6월에는 문재인 대통령 방미 일정 중에 미국에서 향후 5년 동안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특히 문화·콘텐츠, 식품·바이오, 물류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예정된 자기자본(CAPEX) 투자 규모는 5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 2조 원과 비교하면 2배를 넘어선다. 2018년부터 향후 3년 동안에는 연간 10조 원의 투자가 집행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룹의 연간 영업현금창출력(OCF)이 2조 원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는 등 차입 이외의 방법으로 유동성 확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차입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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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제일제당·CJ CGV 등 계열사 신용도 하방 압력 확대
이에 대한 자본시장의 평가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이미 차입금 부담이 과도한 상태인데 추가로 차입이 확대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주요 그룹 계열사의 재무적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CJ그룹 계열사들은 차입을 통한 투자와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이미 신용등급 하락을 겪은 바 있다. CJ CGV는 지난해 장·단기 신용등급이 각각 A+, A2+로 한 노치(notch) 씩 떨어졌다. 터키 마르스 인수와 해외 투자 등으로 실질 차입금이 과도하게 증가했다는 평가였다. 같은 해 CJ푸드빌과 롯데리아의 단기 신용등급이 A2와 A1에서 각각 A2-와 A2+로 떨어졌다.
식품 사업과 바이오 부문 투자 주체인 CJ제일제당도 재무안정성이 약화되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1년 대한통운 지분을 인수하면서 약 9554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기존에 대한통운 차입금 약 8400억 원도 연결 기준 차입금으로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은 2010년 말 2조 원 수준에서 2013년에 5조 855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투자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말 차입금이 6조 6620억 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물류 사업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2015년에 1조 4050억 원으로 줄었던 차입금이 최근 2년 사이 1조 7580억 원 규모로 증가했다. 물류 거점 확보를 위한 해외 M&A가 차입금 확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CJ그룹 주요 계열사의 재무 레버리지 확대가 불 보듯 뻔하지만 투자 속도에 적합한 실적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는 낮아지고 신용등급 하방 압력은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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