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9월 05일 11: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신기술금융사(이하 신기사)들이 대거 뛰어들었지만 절반 가까이가 고배를 마셨다. 부족한 트랙레코드가 신생 신기사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벤처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 3차 정시출자사업에 지원한 신기사 17곳(중복지원 포함) 중 9곳만 서류심사에서 살아남았다. 8곳은 서류심사에 탈락해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신기사의 서류심사 통과율은 약 53%로 전체 지원사 평균(약 6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결과는 신기사들의 모태펀드 지원율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이번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총 125곳(Co-GP 5개사 및 중복지원 포함 )이 제안서를 제출한 가운데 신기사의 비중은 약 8분의 1에 달했다. 1차 정시 출자사업엔 전체 지원사 47곳 중에 신기사가 2곳에 불과했고, 2차 정시 출자사업에서는 아예 신기사의 지원이 없었다.

신기사들의 부진한 성적표는 정량 평가에서 트랙레코드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벤처투자 시장에서 아직 생소한 신기사들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 중기특화 증권사인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청년창업과 재기지원 두 분야에 지원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AJ캐피탈파트너스와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도 각각 재기지원, 4차산업 분야에 도전했지만 쓴 맛을 봤다.

반면 전업 신기사로서 활발하게 벤처기업에 투자해온 포스코기술투자, 나우IB투자는 어렵지 않게 1차 관물을 통과했다. 메가인베스트먼트와 시너지IB투자도 2개 분야 중 한 곳에서 합격하며 가능성을 살렸다.

일부 신기사들은 부족한 트랙레코드를 보완하기 위해 공동 운용(Co-GP) 체제를 갖추며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는 엇갈렸다. 신한금융그룹의 두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캐피탈은 나란히 청년창업 분야에서 기회를 얻었다. 두 신기사는 각각 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과 Co-GP를 구성하는 한편 출자확약서(LOC)를 확보하며 펀드 결성 가능성을 높였다. 케이클라비인베스트먼트도 비하이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재기지원 펀드에 도전해 살아남았다.

반면 YG인베스트먼트-유니온투자파트너스, 웰릭스캐피탈-대교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서류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와 대교인베스트먼트가 Co-GP에 나선 창업투자사 중 유일한 중견 벤처캐피탈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이번 출자사업은 각 운용사들의 펀드 결성 가능성이 가장 우선적인 평가 대상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펀드 청산 실적이 다소 부족한 운용사라도 펀드레이징에서 강점이 있다면 승산이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신기사들의 자본금과 컨소시엄 구성이 정성 평가에서는 변수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