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인수후 2년…대한전선 어떻게 변했나 [전선업 리포트]실적 개선세…고부가 제품 확대 숙제
김일문 기자공개 2017-10-25 08:12:17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9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수위권 전선업체인 대한전선은 주인이 바뀐 후 어떻게 변했을까. 사모펀드가 새 주인이 된 뒤 2년여간 비용 절감 노력이 성과를 나타내면서 수익은 일정부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지속적인 확대가 절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대한전선은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주인 교체 만 2년이 됐다. 재무적투자자(FI)인 IMM PE는 지난 2015년 9월 자본확충 방식으로 대한전선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현재 대한전선의 최대주주는 지분 70% 이상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니케다.
피인수 직후였던 2015년과 IMM PE의 경영 참여가 본격화 됐던 2016년의 실적을 보면 개선세가 뚜렷하다. 대한전선의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2015년 368억 원에서 이듬해 437억 원으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매출 감소가 지속되는 와중에서도 영업이익 증가가 눈에 띈다. 전선업체들의 매출은 제품 원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구리가격에 연동된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구리 가격은 최근들어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작년 말까지 톤당 4000달러 중반으로 낮은 수준이 지속됐다.
대한전선측은 수익성이 높은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영업이익 규모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비용 감축 노력과 함께 고부가 제품에 주력한 결과"라며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서 수주 프로젝트에 대한 보증수수료와 운송비 등 물류비용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순이익이다. 대한전선은 오랜기간 순손실에서 벗어나 작년에 비로소 100억 원 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IMM PE로 피인수 된 후 부실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로 파악된다.
금융비용 감소의 가장 큰 배경은 1500억 원에 달했던 종속기업손상차손이다. IMM PE가 인수 첫 해 부실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보유 자산을 처리하면서 불가피하게 일시적 비용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2016년 순이익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종속기업손상차손에는 종합유선방송업체 씨앤앰(현 딜라이브) 투자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은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조성하는 펀드(국민유선방송투자제2호사모투자전문회사)의 유한책임사원(LP)로 참여해 1000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딜라이브 투자 회수에 실패하면서 인수금융을 제공한 채권단 주도하에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과 고부가 제품 확대가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 보다는 해외 수주 비중을 늘리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초고압 전선과 해저케이블 등에 집중해야 진정한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대한전선은 수익성이 비교적 낮은 나동선 등 소재 부문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의 비중을 점차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재무구조 개선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자본확충 등으로 한때 3400%를 웃돌았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300%까지 끌어내렸지만 차입금이 여전히 과중하다. 수익성 대비 차입금의 비중을 나타내는 순차입금/EBITDA 지표의 경우 대한전선은 6.8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1위 전선업체인 LS전선의 순차입금/EBITDA는 4.8배를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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