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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양산업, 베일속 관계사 '유진레이델' 살펴보니 [위기의 자동차 부품사]⑥윤성희 대표, 등기임원 활동...경영권 매각 불구 '한지붕 살림'

길진홍 기자공개 2017-11-07 08:24:14

[편집자주]

완성차업계 부진 속에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내수 침체에 이어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 감소와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줄인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생사 갈림길에 섰다. 이제는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 생존 키워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3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덕양산업은 자동차 칵핏모듈과 도어트림 등을 납품하는 유진레이델(옛 비스티온인테리어스코리아)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유진레이델 설립 초기 창업주 일가가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장기간 유진레이델 등기임원을 겸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했다. 외국자본 유치와 M&A 등을 거쳐 두 차례 유진레이델 주인이 바뀌었으나 현재까지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 중이다.

유진레이델 덕양산업

유진레이델은 쌍용자동차 등에게 부품을 납품하는 중견기업이다. 최대주주는 네덜란드 기업인 레이델 오토모티브(Reydel Automotive B.V.)다. 2014년 비스테온 인터내셔널 홀딩스(VIHI)로부터 지분 50.9%를 양수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주요 경영진은 문찬성 대표이사를 비롯한 말레이시아, 프랑스 국적 사내이사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사진에는 윤성희 덕양산업 대표이사도 포함돼 있다. 윤 대표의 매형으로 덕양산업 상근 부회장인 이국진 씨도 감사를 맡고 있다. 덕양산업 각자대표인 이종숙 씨는 올 초까지 유진레이델 대표로 근무했다.

유진레이델 이사진

덕양산업과 유진레이델은 외부에 드러난 지분 관계가 없다. 법인간 교차 지분이 없는 가운데 덕양산업 핵심이 유진레이델 경영에 장기간 관여를 해오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인연은 1997년 유진레이델 설립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덕양산업 대주주 일가는 당시 자본금 36억 5000만 원을 들여 옛 비스티온인테리어스코리아의 전신인 유진산업을 설립했다. 대주주는 고(故) 윤주원 덕양산업 회장과 부인 하란수 씨, 처남 이국진 씨 등으로 이뤄졌다. 2년 후인 1999년 12월 VIHI가 지분 50.9%를 소유한 최대주주로 편입된다.

미국 포드자동차에서 분리된 계열인 VIHI는 유상증자와 추가 주식 매입으로 지분을 확보했다. 윤 회장 일가 지분은 50% 미만으로 감소했다. 경영권 지분이 VIHI로 넘어간 가운데 장기간 이 같은 구도가 유지됐다.

당시 윤 회장 측이 경영권을 매각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외국인투자기업 등에게 주어지는 일부 세제 혜택을 기대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순익이 규모가 작아 큰 효과를 누리지는 못했다.

이즈음 덕양산업의 최대주주도 VIHI로 변경된다. 윤 회장 측은 1999년 말 VIHI와 최대주주 지분 51%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당시 거래는 시가의 절반 수준인 289억 원에 이뤄졌다. 시세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시장 의문이 증폭됐다.

유진레이델 주주

업계는 전략적 차원에서 덕양산업, 유진산업 등의 지분을 동시에 매각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윤 회장의 장남인 윤 대표는 15년 뒤인 2014년 덕양산업 지분을 다시 취득해 경영권을 회복한다.

유진레이덜의 경우 최대주주가 변경된 뒤에도 윤 회장 일가가 경영 총대를 멘다. 창업주인 윤 회장은 2006년 초까지 유진레이델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 부회장은 15년간 감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윤 대표는 2010년부터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다.

2014년 네덜란드 기업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일부 이사진 교체가 있었으나 윤 대표와 이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다만 윤 대표 측은 유진레이덜 지분을 아직까지 추가로 매입하지 않고 있다. 덕양산업 지분을 되찾은 뒤 활발한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레이델 오토모티브가 소유 지분을 제외한 49%를 아직 윤 대표 측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규모 지분 매입으로도 과반 이상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윤 대표 측이 사실상 유진레이델 경영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당분간 현재 지분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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