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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두번째 큰장'…너도나도 팔 걷었다 [보험사 자본조달 리뷰]①IPO 포함 5조원대 자본확충…대형보험사 발행 '눈길'

안영훈 기자공개 2017-11-09 06:30:00

[편집자주]

보험회사의 2017년 자본조달 일지가 빼곡히 채워져 가고 있다. 1월부터 지금까지 10개 보험사가 상장(IPO),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역대 두번째로 큰 장이다. 지금도 5곳의 보험회사가 2017년 마지막 자본조달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큰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는 배경과 보험회사별 조달의 특징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7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한해 보험사의 자본조달 규모는 최대 5조 원(상장 구주매출 포함)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현재까지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된 금액만 3조1670억 원에 육박한다.

보험사 자본조달 규모로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단 두건의 상장(IPO)만으로도 6조6686억 원을 기록한 2010년 다음으로 큰 시장이 열린 셈이다.

◇2017년 조달 키워드 '다양·선제'

2017년 보험사 자본조달의 특성은 '다양', '선제'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2010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IPO 이후 지난해까지 보험사 자본조달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한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일색이었다. 예외적으로 2014년 코리안리 해외신종증권 발행(2억 달러), 2015년 미래에셋생명 IPO(3405억 원) 등이 있었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가까웠다.

지난해까지 대부분의 자본조달은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이 150%선에 근접한 중소형 보험사 주도로 이뤄졌으며, 'RBC비율 악화→유상증자(후순위채 발행)→후순위채 발행(유상증자)'의 상황이 반복됐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그동안 투자 큰 손으로 군림하던 대형사들이 처음으로 투자자가 아닌 발행사로 자본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업계 2, 3위인 한화생명(5000억 원)과 교보생명(5억 달러)이 신종자본증권을 들고 각각 국내와 해외 조달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업계 4위 농협생명도 5000억 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4월 한화생명과 농협생명, 7월 교보생명 등 3사의 자본조달 규모만 1조5000억 원에 달한다.

손보업계에서도 2,3위인 현대해상(5000억 원)과 DB손보(4990억 원)가 지난 5월 하루 간격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외 새롭게 자본시장에 이름을 올린 곳은 하나생명과 ING생명이다. 하나생명은 사모 후순위채 발행으로 데뷔했고, ING생명은 5번째 생명보험 상장사로 이름을 올렸다. ING생명의 경우 엄밀히 따지면 구주 매출 방식의 상장으로 조달 자금이 회사에 유입되지는 않았지만 자본시장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흥국생명, KDB생명, DGB생명, 현대라이프생명, 한화손보 등 단골 자본 조달사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자본조달 시장을 찾았다. 대형사에서 중소형사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후순위채 뿐 아니라 신종자본증권까지 발행하면서 올해 보험사 자본조달 시장은 그 어느때보다 북적거렸다.

자본시장을 찾은 목적도 이전과는 차이가 컸다. ING생명은 주주 투자금 엑시트의 일환으로 IPO에 나섰다. 새롭게 자본시장에 등장한 대형사들은 중소형사들과 달리 당장의 RBC비율 제고 목적이 아닌 선제적 RBC비율 관리가 주 목적이었다. 당장 발등의 불을 끄기 보다는 미래 자본부족 상황에 대비해 먼저 시장에 손을 내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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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조달 러시 '왜 올해인가'

지난해 말 국내 채권금리는 오랜 하락세를 뒤로 하고 상승하기 시작했다. 미국발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으로, 오랜 기간 저금리 늪에 빠졌던 보험사에게는 기회이자 또 다른 위기였다. 금리 상승은 투자수익률 제고, 보험부채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지지만 보험사의 채권평가 손실 확대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연초 국내 채권금리는 다시 하락했지만 지난 6월 다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뤘다. 또 지난 5월에는 그동안 잠재적 위협으로 손꼽혔던 2021년 도입 예정인 국제회계기준(IFRS17)의 기준서가 발표됐다.

2021년 보험부채 시가평가로 인한 대규모 자본부족 위기가 한층 더 현실화된 상황에서 금리 상승 기조에 접어들자 보험사들은 올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자본조달에 나설 수 있는 최적기로 판단했다.

실제로 지난 6월 금리상승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자 보험사들은 1bp라도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자본조달을 서둘렀다. 이는 1~10월까지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을 통해 보험사가 조달한 자본 2조6670억 원 중 81%에 달하는 2조1500억 원이 지난 6월 전에 조달된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금리상황에 영향을 적게 받은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물량 1조 원을 제외하면 올해 보험사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중 6월 이후 조달된 금액은 170억 원에 불과하다"며 "지난 6월 전 금리 상승을 피해 조달에 나서는 곳이 많았고,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 5월 하루 간격을 두고 서둘러 후순위채를 발행한 현대해상과 DB손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9일 2000억 원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는 한화손보를 비롯해 KDB생명, 현대라이프, 롯데손보, MG손보가 올해 자본확충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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