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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CEO 등용문 '조선소장' 현장 전문가 출신 연이어 대표 선임…공정관리 중요성 부각

강철 기자공개 2017-12-13 08:52:26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2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남준우 사장을 신임 최고 경영자(CEO)로 선임했다. 박대영 사장에 이어 조선소장 출신의 엔지니어가 계속해서 대표를 맡는다. 생산 합리화를 통한 비용 절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현장 전문가를 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1일 남준우 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2013년부터 5년간 삼성중공업을 이끈 박대영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남 대표는 1983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선박개발 담당, 시운전팀장, 안전품질 담당, 생산 담당 등을 거쳤다. 조선소장에 오른 지난 5월부터 선박, 해양설비 공정을 총괄하고 있다. 남 사장이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조선소장은 김준철 해양PM담당(전무)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설계, 품질 등에 잔뼈가 굵은 현장 전문가가 계속해서 삼성중공업을 이끌게 됐다. 박대영 사장도 설계, 기술개발, 해양관리, 해양생산 담당을 거치는 등 주로 현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조선소장을 역임한 후 대표에 올랐다. 생산 현장의 최고 지휘관인 조선소장이 CEO의 등용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조선소장의 CEO 중용은 최근의 실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영업손실 49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2400억 원의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대로라면 2015년부터 4년 연속으로 적자를 내게 된다. 수익성 개선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손익 개선을 위해서는 철저한 공정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 설계 변경, 납기 지연 등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수주 잔고에서 해양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는 점은 공정 관리의 중요성을 한층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생산 공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전문가가 현장을 직접 관리할 필요가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남 대표가 오랜 기간 현장에서 근무하며 주로 생산 관리 파트에서 노하우를 쌓은 점을 인선 시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수년간 적자를 내는 과정에서 공정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한 만큼 계속해서 현장 전문가에게 경영 총괄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 대표, 박 사장 전에는 주로 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내려온 관리형 중역들이 대표를 맡았다. 삼성중공업 대표가 과거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였던 구조조정위원회의 일원이던 시절도 있었다.

1990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중공업 대표를 지낸 이해규 전 부회장은 기획, 관리에 능통한 CEO였다. 생산 공정보다는 대외 활동에 경영의 초점을 맞췄다. 재임 기간 중 한국·노르웨이경제협력위원회 한국대표, 한국CALS/EC협회 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이스라엘경제협의회 의장을 겸직할 정도로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구조조정본부를 거쳐 2001년 대표에 오른 김징완 전 부회장도 수주, 노사관계 정립에 주력했다. 특히 수주 확대에 심혈을 기울였다. 생산 공정은 철저하게 현장 담당자에게 맡겼다. 김 전 부회장의 공격적인 수주 정책은 매출액 10조 원 돌파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김 전 부회장에 이어 대표를 맡은 노인식 전 사장은 전형적인 관리형 CEO로 통했다. 구조조정본부에서 인력 관리를 총괄한 경험을 삼성중공업 경영에 십분 활용했다. 윤리 경영을 화두로 던지는 등 조직 안정화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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