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차입 유출입' 한세실업, 재무 우량 비결은 ②유전스 등 무역금융 활용 자금 융통, 부채비율 120% 안정
김기정 기자공개 2017-12-27 10:33:08
[편집자주]
섬유산업은 오늘날 한국경제를 일군 씨앗이다. 옷과 신발을 직수출하는 업태는 변화를 거듭했지만 여전히 수출 경제의 한 축을 이끌고 있다. 옷을 만들던 작은 공장들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의류 OEM사'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상표가 없는 OEM업체는 외형에 밀려 그동안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단순 하청을 넘어 종합의류기업 등 변신을 꿈꾸는 숨은 주역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6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세실업은 매년 1조원 이상의 현금유출입을 반복하고 있다. 원자재 결제대금을 차입으로 충당하고 대금을 나중에 지급받는 업종 특성에 따른 것이다. 대규모 차입 및 상환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재무구조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한세실업의 재무활동은 대규모 차입에 기반한다. 올 초부터 지난 3분기까지 한세실업은 차입으로 현금 1조 581억 원이 들어왔고 1조 778억 원을 상환했다. 이는 자산총계(1조 2492억 원)의 8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같은 대규모 현금유출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1조 5514억 원을 차입했으며 1조 4864억 원을 상환했다. 2011년에는 그 규모가 각각 7487억 원, 7637억 원이었다. 이듬해에는 각각 9584억 원, 9279억 원으로 증가했다.
차입금 유출입 규모는 2013년 1조 원대를 처음 기록한 이후 꾸준히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회계처리 기준 변경과 맞물려 현금으로 분류되던 대금결제 일부가 차입으로 잡히면서 규모가 더욱 증가했다.
1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유출입은 의류OEM이라는 업종 특성에서 비롯된다. 한세실업은 바이어에게 주문을 받으면 생산에 필요한 해외에서 원부자재를 먼저 구입해 의류를 생산한다. 완제품을 생산 및 출고 시키면 바이어가 이후 대금을 지급한다.
원부자재 대금은 기한부어음인 유전스(USANCE)를 사용해 결제한다. 유전스는 지급인이 지급약속을 표명한 후 일정기간 지급이 유예되는 어음으로 무역대금 결제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일단 차입해 대금을 지급하고 향후 이에 대한 대가가 지급되면 다시 이를 상환하는 구조를 반복한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원자재 대금 결제 후 4개월에서 6개월이 지나야 실제 대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차입을 통해 업체에 결제를 해주는 형태"라며 "무역금융을 활용해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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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장단기차입금 중 유전스차입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말 한세실업이보유한 장단기차입금 규모는 5023억 원이다. 작년에도 그 규모는 5248억 원으로 비슷했다. 유전스(USANCE)차입금이 2479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차입금은 해외법인 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 등이다.
1조 원 이상의 자금 유출입에도 불구하고 재무 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부채를 제외한 대손충당금 등 잠재 위험이 상존하는 항목 규모는 수십억 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3분기 말 기준 한세실업의 부채비율은 119.7%로 전년대비 5%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7071억 원에서 6805억 원으로 4%포인트 축소됐고 자본총계는 5636억 원에서 5687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11년 172%로 2009년 이후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1925억 원)을 제외한 순부채는 3323억 원이다. 자본조달비율은 37.09%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지난해 말 확보한 잉여금은 3965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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