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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IPO로 '컨틴전시 플랜' 실행 자구안 '3.6조 비상대책'에 상장 포함, 위기 고조 '최후 카드' 꺼내

강철 기자공개 2017-12-29 10:12:54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8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 IPO는 현대중공업그룹이 2016년 6월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에 비상 대책(Contingency Plan)으로 포함된 내용이다. 약 1년 반 만에 실질적인 컨틴전시 플랜 이행에 착수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2월 26일 현대오일뱅크 IPO 추진을 결정했다. 외부 감사인 지정, 주관사 선정, 상장예비심사 청구 등 관련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업황 호조, 비정유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장 후 그룹 전반의 재무 건전성이 한층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상장은 그룹 경영 개선 계획에 담긴 사안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6월 3조 5100억 원의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유가증권 매각 4400억 원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처분 1조 1000억 원 △비조선 부문 분사 후 매각 5200억 원 △계열사 재편 6000억 원 △인건비 절감 8500억 원 등이 담겼다.

기본 자구안 외에 3조 6000억 원의 컨틴전시 플랜도 마련했다. 수주 부진 장기화, 유동성 악화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한 유동성 확보는 컨틴전시 플랜의 핵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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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IPO 포함된 3조 6000억 원 컨틴전시 플랜은 별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조선·해양·플랜트·엔진기계) △현대중공업지주(현대로보틱스) △현대일렉트릭(전기전자시스템)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의 인적분할을 발표했다. 아울러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를 현대중공업지주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 지분의 양도를 컨틴전시 플랜의 이행으로 봤다. 지분 이전으로 현대중공업의 별도 기준 차입금이 2조 원 이상 감소한다는 게 골자였다. 실제로 분할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3조 4000억 원의 차입금이 계열사로 이전됐는데, 이 중 60%에 해당하는 2조 546억 원이 현대오일뱅크 지분 관련 차입금이었다.

다만 차입금의 이전은 자구안 이행의 궁극적인 목적인 '안정적인 현금 유동성 확보'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관련해서 재무제표 상의 숫자만 좋게 만드는 미봉책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IPO가 현금 흐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컨틴전시 플랜의 이행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절벽 상황에서도 선박 건조, 차입금 상환 등의 원활환 경영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자는 게 자구안의 목적"이라며 "업황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위기가 재차 고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상장이라는 최후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의 장부금액은 2조 9547억 원이다. 지분 100%의 가치가 약 3조 2400억 원인 셈이다. 다만 이는 5년 전에 평가된 가치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1분기 이후 현대오일뱅크 지분의 객관적인 가치를 산정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현대오일뱅크의 실제 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약 1조 1000억 원이다. 올해 전체 EBITDA는 1조 5000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정유업계의 통상 EBITDA배수인 7~8배를 단순 적용하면 10조 원의 값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시장에 내놓을 현대오일뱅크 지분은 최대 40%가 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 기업 가치가 10조 원이라고 가정할 시 구주 매출로 4조 원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현대중공업지주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의 5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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