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운명, '유상증자 완수'에 달렸다 [2018 승부수]남준우 사장 임직원 동참 독려…조직 축소 '임원 30%' 감축
강철 기자공개 2018-01-04 08:32:16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3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성공적인 유상증자 완수를 올해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사진)은 3일 신년사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며 "2016년에 한 마음 한 뜻으로 유상증자를 완수한 것처럼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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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1조 1400억 원의 유상증자 후 1년 만에 다시 단행되는 조 단위 자본 확충이다. 2016년 6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한 경영 개선 계획과 별도로 이뤄지는 자구 노력이다.
지속되는 실적 악화가 재차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게 만들었다. 삼성중공업의 2017년 실적은 매출액 7조 9000억 원, 영업손실 49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예상 실적은 매출액 5조 1000억 원, 영업손실 2400억 원이다. 예상이 맞다면 2015년부터 4년 연속으로 적자를 내게 된다.
수주 감소, 공사 지연 등이 실적 저하를 유발한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의 2016년 수주는 5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목표치인 53억 달러의 10% 수준이다. 2017년 수주는 67억 달러로 증가했으나 올해 실질적인 매출로 잡히는 금액은 2조 7000억 원에 불과하다. 희망퇴직 접수를 비롯한 인력 효율화, 비핵심 자산 매각, 선별적 수주 확대 등의 자구 노력도 실적 저하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남 사장은 "2016년 자구안 이행의 일환으로 1조 1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금 수지를 개선했다"며 "하지만 수주 감소로 인한 고정비 증가, 강재 가격 상승 등의 요인으로 인해 재정적 부담이 더욱 늘어났다"고 밝혔다.
1조 5000억 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발표하긴 했으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1년 만에 단행되는 대규모 자본 확충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하다. 증자 발표 후 한때 7000원까지 급락한 주가도 상당한 부담이다. 차익 실현에 실패한 우리사주조합원의 상실감은 증자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이다. 신주의 20%를 배정받는 우리사주조합의 청약 여부는 증자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우리사주조합을 포함한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할 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선박 수주, 차입금 상환 등 각종 경영 현안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번 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한다. 금융 시장에서의 조달 조건이 엄격해진 것은 자체적인 자금 조달 능력의 중요성을 한층 부각시킨다. 삼성중공업의 운명이 이번 증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이사 내정과 동시에 유상증자의 성공적 완수라는 중책을 부여받은 남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남 사장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역경을 이겨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임직원의 진심 어린 동참이 필요하다"며 "책임감을 가진 임직원이 삼성중공업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에 맞춰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기능의 일원화·통합 △조직 축소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팀 단위 이상의 조직 수가 89개에서 67개로 줄었다. 임원의 수도 72명에서 50명으로 약 30% 감소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체질 개선, 재도약 발판의 마련에 주안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실시했다"며 "신임 남준우 사장을 중심으로 임직원 전원이 똘똘 뭉쳐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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