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11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2월부터 두달에 한번 바이오벤처 종사자 등을 초청해 교류회를 열고 있다. 형식은 자유롭다. 참석자들은 손에 음료를 들고 스탠딩 방식으로 자리를 옮기며 캐쥬얼한 대화를 이어간다. 해외 학회에서 영감을 받은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의 아이디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정보를 공유하라는 취지다.만족도는 높다. 1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은 기존에는 없던 '소통 방식'에 후한 점수를 준다. 일부는 삼성바이오에피스 교류회가 JP모건 헬스케어처럼 큰 소통의 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JP모건헬스케어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글로벌 제약업계 행사다.
아쉬운 점도 있다. 참석자 대부분이 바이오벤처 종사자라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교류회에는 한미약품 등 상위 제약사 인사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투자벤처사, 회계법인, 로펌 종사자, 의료진 등도 일부에 그쳤다.
바이오벤처는 대부분 신약 개발 초기에 단계에 있다. 자금 사정도 넉넉치 않다. R&D 노하우와 투자 능력은 이들에게 늘상 가려운 부분이다.
바이오벤처가 다국적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번에 기술수출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다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라이선스 계약은 수많은 작은 단계를 밟아 완성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교류회가 더욱 성공하려면 덩치 큰 국내 제약사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최근 국내 상위사 중심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교류회에서 크고 작은 깜짝 딜이 이뤄질 수 있다. 바이오벤처 입장에서도 R&D 노하우와 자금력이 있는 상위사와의 접촉이 나쁠 것은 없다. 오히려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
지난해 국내제약협회와 다국적사협회 주관으로 신약 개발 관련 포럼이 열렸다. 당시 김선진 한미약품 부사장은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이후 질의응답 과정이 흥미로웠다. 바이오벤처 한 참석자는 많은 취중 속에 용기를 내 "한번만 회사 PT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한미약품에 요청했다. 그만큼 바이오벤처 입장에서는 상위사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교류회가 더욱 번창하려면 참석자의 다양성을 고민해야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문호를 더 개방하고 상위 제약사들도 자발적인 참여를 검토할 법하다. 교류가 많아지면 그만큼 산업 발전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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