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상장 러시…코스닥 시기상조론 '고개' [Market Watch]상장요건 충분 vs 경영상태 후진적…거래소 심사 까다로울 전망
강우석 기자공개 2018-01-23 06:30:00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7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형 퍼블릭 골프장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성장성은 떨어지지만 수익성이 높아 코스닥 입성이 무난할 것으로 골프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골프장들의 경영 상태가 체계적이지 않은만큼 IPO가 시기상조란 지적이 많다. 코넥스 입성 후 제반 시스템을 정비한 뒤 코스닥 이전을 추진하는 게 현실적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 남화산업, 신라레저 등 가시화…높은 ROI 주목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남화산업, KMH신라레저 등 퍼블릭 골프장 두 곳은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남화산업은 대신증권, 신라레저는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IPO를 준비 중이다. 이 밖에 3~4곳의 골프장도 상장을 위해 증권사들과 논의에 돌입했다.
퍼블릭 골프장은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골프 수요층이 늘어나고 있고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남화산업과 신라레저의 2016년도 영업이익률(ROI)는 각각 23.26%, 36.65%에 달한다. 같은 시점 국내 주요 퍼블릭 골프장 130곳의 평균 ROI는 29.2%다. 회원제 골프장들이 퍼블릭 전환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상장에 나서는 건 사업 확장을 위해서다. 남화산업은 확보된 자금으로 리조트를 개발할 예정이다. 골프 수요층을 넘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방문 가능한 복합리조트로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신라레저도 사업다각화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IPO를 준비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골프장 위탁운영 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모회사 KMH는 같은 맥락에서 작년 3월 신라레저 주식 6만3052주를 약 240억 원에 취득한 바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퍼블릭 골프장 비율이 회원제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회사 별 차별화 전략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IPO로 자금확보에 나선 곳들이 늘어난 것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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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통제 정비 안 돼"…골프장 첫 상장, 심사 까다로을 듯
골프장들의 코스닥행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특히 골프장 실사(듀딜리전스·Due Diligence)를 마친 실무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문제되는 부분은 시스템이다. 대다수 골프장들의 경영 시스템이 탄탄하지 않아서 회사 사이즈만큼의 몸값(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골프장들의 정량 조건은 IPO에 크게 문제가 없지만, 내부 경영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덜 정비된 상태"라며 "수익성이 낮은데 상장사를 품고있길 원하는 일부 오너들의 탐욕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코넥스 시장 상장이 보다 적합하다는 주장도 있다. 지정자문인을 선정해 전반적인 경영상태를 코스닥 평균 정도로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 골프공 전문기업 볼빅이 대표적인 유사 사례다. 이 기업은 2015년 코넥스에 상장하며 KB증권과 지정자문계약을 맺었다. 현재 코스닥으로의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이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남화산업, 신라레저 모두 코넥스에서 1년 정도 머물며 정비하는 게 맞다고 본다"라며 "업종에서 첫 번째로 상장하는 기업은 고생을 많이 하는 편으로, 골프장 상장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심사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골프장 업체들 중 증시에 입성한 회사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회사들의 정량 수치가 우수한만큼 내부통제 등 회사 시스템을 집중 심사할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골프장 기업들의 경우 정관, 내부회계 등 수정·보완해야할 부분들이 많은 편"이라며 "이전에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우회상장을 택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어서, 저희도 내부경영 시스템을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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