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애지중지' 대한통운 지분, 최저가 매각 '그리 급했나'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점검]매각차익 극대화 전략 무의미…자금 마련 시급성 방증

이길용 기자공개 2018-03-19 13:22:45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6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CJ대한통운 지분을 결국 매각했다. CJ대한통운 주가는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CJ건설과 합병 등 부정적 이슈로 3년 내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CJ대한통운의 주가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하고 매각 차익 극대화를 위해 지분 처분을 미뤄왔다. 하지만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이슈로 떠오르면서 애지중지하던 CJ대한통운 지분마저도 팔아버렸다. 유사시 사용할 수 있는 재무적 버퍼도 그만큼 사라지게 됐다.

지난 15일 아시아나항공은 장 마감 후 CJ대한통운 지분 73만 8427주(지분율 3.24%)에 대한 블록딜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희망 주당 가격은 이날 종가 13만 5000원에 할인율 3~7%를 적용한 12만 1365~12만 6585원으로 제시했다. 북빌딩 결과 전체 거래 규모의 8배가 넘는 주문이 들어오면서 할인율은 하단인 3%로 결정했다. 거래 규모는 935억원으로 추산된다. 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CS)와 KB증권이 맡았다.

CJ대한통운은 아시아나항공이 매각하기를 꺼려하던 지분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1년 대한통운을 CJ그룹에 매각하면서 잔여 지분 113만 2280주(지분율 4.96%)를 보유하고 있었다. CJ그룹에 편입된 이후 CJ대한통운 주가는 2014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한 때 주가가 23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 5년 주가 추이

CJ대한통운 지분 가치가 상승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 대우건설 지분을 먼저 매각했다. 당시 보유하고 있던 대우건설 지분 913만 8514주 전량을 매각해 558억원을 확보했다. 당시 할인율은 6%가 적용됐다.

대우건설 지분이 매각되면서 국내외 증권사들은 CJ대한통운 지분에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들에게 CJ대한통운 지분 매각 의사가 당분간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가 상승한 후에 다시 고민을 해보겠다는 입장이었다.

CJ그룹이 지난해 말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CJ제일제당은 CJ대한통운을 단독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그룹의 골칫덩이인 CJ건설을 CJ대한통운과 합병시켰다. 실적 부진과 합병 이슈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CJ대한통운의 주가는 13만원대까지 하락했다. 20만원이 넘는 주가를 맛본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CJ대한통운 지분을 매각하기에는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당장 매각 의사가 없는 아시아나항공을 설득하기 위해 CJ대한통운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 발행도 몇몇 증권사들이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건설 합병

지난달부터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운용리스를 부채로 계상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000%가 넘을 정도로 급등한다. 산업은행 등 주요 여신 기관들은 이런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아시아나항공에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상장사인 에어부산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광화문 사옥도 매각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특수목적회사(SPC)인 금호사옥을 통해 광화문 사옥을 운영하고 있다. 금호사옥 지분 80%를 도이치자산운용에 매각해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에 CJ대한통운 지분을 매각하면서 약 1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향후에는 사모 전환사채(CB) 형태로 1000억원을 추가 조달할 예정이다.

3년 내 최저 수준의 주가에서 CJ대한통운을 매각한 아시아나항공은 40만주는 보호예수(락업) 90일을 걸고 남겨뒀다.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추가 지분 차익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지분이 매각되면서 CJ대한통운 입장에서는 오버행(Overhang) 이슈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

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 지분은 주가가 하락했어도 지분 가치가 1000억원이 넘어 국내외 모든 증권사들이 노렸던 매물"이라며 "예상과 달리 급박하게 지분을 매각한 것을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