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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됐다 [현대百 순환출자 해소]내부거래 총액·비율, 규정 웃돌아…순환출자 해소 과정, 고민거리 추가

노아름 기자공개 2018-04-09 08:14:18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6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순환출자 고리 해소 과정에서 새로운 고민거리를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아지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현대그린푸드가 관계사를 통해 창출한 연매출이 20%에 육박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공정위가 잣대를 들이대기 전 현대백화점그룹이 내부거래 규모를 점차 줄여나가거나 오너의 지분율을 감소시키는 후속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계열사 간 지분 매입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총수 일가의 합산 지분율이 35.7%로 상승했다. 정 회장의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지만 정 부회장의 지분율이 23%로 7.7%포인트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기존에는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지분율이 28%로 부당 내부거래 금지 대상(상장사 30%·비상장사 20%)을 소폭 밑돌았다.

지난해까지 현대그린푸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너가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계열사의 지분 매집에 나서며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로서는 총수 일가의 지분율 30%을 웃돌 뿐더러 내부거래 규모 또한 기준을 웃돌아 공정위가 현대그린푸드를 들여다 볼 요건이 충족됐다.

지난해 현대그린푸드는 별도기준 매출의 17.8%에 해당하는 매출을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등 특수관계사로부터 거둬들였다. 20곳의 계열사를 통해 지난해 창출한 매출은 2626억원이다. 내부매출 비중은 16.6%(2014년)→16.7%(2015년)→16.6%(2016년)으로 최근 수년간 엇비슷하게 유지됐으며, 내부거래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

공정위는 상장사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 중에서 내부거래액이 연간 200억원을 넘거나 연매출액의 12%를 넘어설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간주한다. 공정위는 그룹이 계열사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주도록 자금이나 자산을 현저하게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지금껏 현대그린푸드의 연매출 비중과 내부거래총액 기준은 공정위의 검토 대상을 웃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오너 지분율이 30% 이하여서 공정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으나 최근 상황이 급변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성과는 거뒀지만 도리어 현대그린푸드가 그룹 내부의존도를 감소시켜야하는 과제를 안았다고 진단했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지분율 변동에 따라 현대그린푸드는 공정위가 밝힌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며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관계사의 내부거래를 감소시키거나 혹은 오너의 지분율을 추가적으로 감소하는 단계를 밟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그린푸드, 현대백그룹 매출 의존도

물론 공정위가 즉각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직권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가용 인원과 기업집단의 세부적 혐의를 고려해 적절성 여부를 검토할 기업을 선정한다. 이외에 규제를 위배했더라도 △효율성 증대 △보안성 △긴급성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을 경우 공정위는 예외를 인정한다. 다만 입증 책임의 몫은 개별 사업자에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고 바라본다. 투명한 시장질서 정립이 필요하다는 공정위의 시그널에 그룹사가 순환출자 고리 해소로 화답했다는 해석이다. 지분율 변동으로 인해 부수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 생김에도 이를 감안해 그룹 차원에서 결론을 도출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15년 당시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30.5%로 유지됐었다"며 "현대백화점그룹이 한때 지분율 규정을 웃도는 상태를 지속해왔던 것은 현대그린푸드가 정상가격에 거래를 이어왔다는 자신감이 반영됐던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회사에 대해 공정거래법 제23조 1항 7호(부당지원금지 규제), 제23조 2항(총수일가 사익편취행위 금지규제) 등의 위배 여부를 들여다본다. △정상가격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 △사업 기회 제공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는 상당한 규모의 거래를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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